Turismo de Valencia

그것을 알려주마-발렌비시

희안이 2017. 7. 24. 18:27

워낙 환경문제가 대두되다 보니 친환경 교통수단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다. 

뭐, 전기 자동차나 기타 등등이 있지만, 뭐니뭐니해도 자전거가 최고일 듯.

개인적으로는 걷는 걸 훨 더 좋아하고, 잠원동에서 여의도 출퇴근할 때 출근길은 힘들어도 퇴근길엔 가끔 걷기도 했고, 가양동으로 가서는 의외로 자전거를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많이 이용했었다. 쉬는 날엔... 

생각해보면 움직이는 걸 싫어하지는 않는데 나가기까지 준비하는 걸 너무 귀찮아해서 에잇, 그냥 안하고 말지가 되는 경우가 많다.

여기 와서 좋은 것 중 하나는 걸어서 왠만한 거리는 다 커버할 수 있다는 것. 나름 스페인에서 세번쨰로 큰 도시임에도 불구하고-세비야랑 누가 세번째인지 아무도 모른다. 서로 자신의 도시가 세번째라고 얘기할 뿐이다- 걸어다니기에 충분하다. 생각해보면 나의 모든 건강의 기원은 걸어다니기가 아닌가 싶다. 어릴 때 여행할 때에도 하루에 8시간은 기본으로 걸어다녔었으니까, 그리고 지금도 걷는 건 참 좋아하기도 하고.

누군가 나랑 발 맞춰 걸으며 수다떨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갑자기 드네, 쓸 데 없이. ㅎㅎㅎ

발렌비시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기 전 일단 발렌시아 사이즈를 알려줄 필요가 있겠다. 

스페인은 총 17개의 주-comunidad autonoma,  번역하면 자치공동체.. 뭐 이런식이지만 그냥 넓은 의미의 '주'단위로 해석해도 괜찮을 듯 혹은 자치주라던가-로 구성되어있고 그 안에 또 작은 '주'가 존재한다. 한국으로 치면 경기도 안에 의정부시, 성남시 뭐 이런식이라고 할까. 물론 개념은 몹시 다르고 지방자치도 확실하기도 하지만. 그 안에 발렌시아는 발렌시아 자치주의 수도이면서 발렌시아 주의 수도이기도 한 도시다. 

위에서 언급했지만 스페인 도시 사이즈는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가 1,2등 먹고 그 다음이 늘 스캔들 감인데.. 세비야랑 발렌시아랑 서로 세번 째 도시라고 주장하고 있다. 나는 내가 발렌시아 사니까 여기가 스페인의 세번 째 도시라고 말 하겠음.

이런 도시에 자전거 대여시스템이 있다. 엄청 잘 되어있다. 평지이기때문에 자전거를 타기에 힘들지도 않지만, 자전거 도로나 시에서 대여하는 자전거 시스템 조차도. 사실 다른 도시에도 이런 거 다 있는데 얼마나 이용하는 지 어떻게 운영되는 지 모른다. 마드리드나 바르셀로나도 자전거 대여가 있지만 여기처럼 자전거길이 잘 되어있는 것도 아니고 위험해보이기도 한다. 

잠시 딴 길로 새자면.. 런던도 나름 자전거 길이 잘 되어 있었던 듯 하다. 대신 헬멧은 반드시 착용하고 다니는 듯 하던데.. 여긴 사람에 따라 다르고 관광객의 경우 헬멧이 뭔가요가 많기도 하고... 

다시 돌아와서 도시 사이즈를 이야기하는 이유는.. 

아래 지도에서 보겠지만 도시 전체에 퍼져있는 자전거 대여 스팟의 갯수에 대해 언급하고 싶어서이다. 

스페인의 전체 면적은 505,370km², 한국(남한 100,210km²)의  5배 가까이 되는 크기이다.  인구는 한국보다 적다. 2016년 4천 6백만이 좀 넘는다고 나오니. 그러나 이 숫자는 합법적인 숫자이고, 실질적으로 불법체류자까지 합치면.. 좀더 많겠으나 아무튼 한국보다는 적다. 그리고 수도 집중인구도 3백만, 그 다음 사이즈인 바르셀로나도 백만이 좀 넘을 뿐이다. 발렌시아는 위키페디아에 의하면  칠십구만명이, 팝십만명이 좀 안되는 인구에 135제곱킬로미터의 사이즈. 그러니까 한국으로 치면 어디 만하려나-못찾겠다. 비교 자료 뒤지는 거 힘들어서 패스하겠다-.... 중소도시 사이즈 밖에 되지 않을 듯. 아무튼 인구면에서는 성남시 인구보다 적다. 규모는 몇 배이지만. 

그런 도시에 자전거 시스템이 설치되어 있는 거다. 

발렌비시(Valenbisi)가 언제부터 시작되었는 지는 모르지만 아무튼 나름 꽤 오래되었다는 자부심에 가득 차 있다. 게다가 재작년이던가... 그 전해이던가 좌파로 정권이 넘어가면서 새로 임명된 시장이 매일 자전거로 출퇴근한다는 이유에서인지 모르지만 도시의 도로들을 점점 정비해 자전거길을 점점 더 확대하고 있다. 그 덕에 시내 중심가를 둘러 싼 도로는 출퇴근 길 교통이 꽤 혼잡하고. 정신없다. 게다가 자전거길 공사한다고 도시를 파헤치고... 가끔은 자전거의 편의를 너무 봐주다보니 걷는 사람들이 불편하게도 느껴진다. 당췌 자전거가 우선인지 사람이 우선인지 알 수 없는. 그래서 욕도 한다. ㅋㅋㅋㅋ



자전거를 이용하는 방법은 두가지가 있다. 그리고 자전거 이용에 대한 홈페이지도 어찌나 친절한 지. 영어도 있으니 궁금하면 다이렉트로 접속해서 봐도 된다는 얘길 하고 싶.... (http://cas.valenbisi.es/) 

일단 종류는 장기간 카드와 단기간 카드가 있고, 본인이 가진 버스카드에 기능을 추가할 수 있기도 하다. 

장기간 카드는 12개월짜리, 단기간은 1주일. 며칠 머무를 여행객이면 단기간 카드를 만들어도 괜찮을 듯. 1주일에 13유로정도이고 자전거 대여부터 최초 30분은 무조건 무료. 그런데 사실 왠만한 곳은 30분 이내 이동이 가능하고 중간중간 자전거 스팟이 워낙 많아서 언제든 바꿔서 탈 수 있다.

장기간 카드난-가격이 많이 올랐다 처음 왔을 땐 25유로 정도 였던 것 같은데 올해는 29유로 남짓. 12개월간 이용이 가능하고 단기간 카드와 마찬가지로 최초 30분은 무조건 무료. 그 이후로 추가 30분까지는 1유로 남짓의 추가요금이 부과되고 한시간 이후부터는 무조건 한시간 단위로 3유로정도의 금액이 추가로 부과된다. 카드 구입 시 은행계좌를 연결해두기때문에 금액은 은행에서 자동적으로 쏙 빼간다. 단기간 카드의 경우(1주일권) 자전거 정류장에서 키오스크를 통해 바로 구입할 수 있다. 대신 카드로만 구입이 가능하고 자전거 미반납를 대비해서 150유로의 보증금을 지불해둔다. 이 금액은 자전거가 반납되고 사용기간 1주일이 지나면 환불되는 걸로 알고 있다.

사실 일반 관광객들은 사설 자전거 대여소를 많이 이용한다. 보통 하루 9유로 이틀에 14유로가 기본 가격이고, 두시간 혹은 네 시간 단위의 대여도 가능하다. 점점 자전거 대여소가 많이 생겨나고 있고 요즘은 스쿠터 대여도 많이지긴했다. 그만큼 근처를 돌아다닐 때 자전거를 이용하면 편하다는 거다. 

그럼에도 발렌비시가 나은 건... 자전거 보관에 크게 스트레스 받을 필요도 없고 언제든 이용이 가능하고 뭐 기타등등? 

자전거 대여를 어디에서 하느냐.... 일단 알아보자면, 
발렌비시 사이트에 접속하면 지도를 다운받을 수 있다. 그리고 구글맵에서 발렌비시를 입력해도 몇개의 정류장을 안내해준다. 
예전에 어디선가 400개라고 들은 것 같은데.. 지도를 보니 이래저래 정비하고 정리해서 300개가 좀 안되는 자전거 정류장이 시내에 퍼져있다. 

지도의 초록색 점은 단기대여용 카드도 사용가능한 자전거 정류장이다. 이렇게 지도로 보면 시내 사이즈를 짐작하기 힘들겠지만 지도 오른쪽 끄트머리에 잘린 바다에서 대여소가 뜸하게 있는 구시가까지 구글 안내로 한시간 정도면 충분하다. 즉, 바닷가에서 구시가까지 4킬로미터 정도이니, 솔직히 그냥 걸어다녀도 되는 규모의 도시에 300개 가까운 자전거 스팟이 있으니 얼마나 많은건지. 자전거는 각 스팟 당 최소 2~30대정도가 기본적으로 배치되어 있다. 자전거 스팟들은 대중교통편과 가까이에 만들어져 있기도 해서 이용하기 더 편리하다. 



마지막으로 사용법. 엄청 쉽다. 일단 자전거정류장으로 가서 위에 보이는 키오스크에서 자전거 쓸거임을 선택한 후 카드를 대고 비밀번호를 입력. 사용가능한, 정류장에 남아있는 자전거의 번호를 누르면 끝. 선택한 자전거로 가서 버튼을 누르고 자전거를 뺴고 이용하면 된다. 정거장에 돌려줄 때에는-아무 자전거 정류장에 30분 이내에만 돌려두면 공짜니까- 빈 곳에 자전거를 집어넣고 딸칵 소리를 잠시 기다리면 된다. 

가끔 서비스에 오류가 생긴다고 하니.. 정확히 자전거가 반납되었는지 조금 기다려 확인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방법일 듯. 

혹시라도 사흘 이상 발렌시아를 관광할 계획이 있다면 발렌비시를 한 번 이용해 보는 것도 권한다. 물론 사설자전거 대여소에서 자전거를 대여해도 충분하고 자전거 파킹하기에도 충분한 장소들이 곳곳에 있고, 자물쇠도 몹시 튼튼한 걸 제공하지만 왠만한 곳은 자전거로 30분이내에 움직이는 게 가능한 이 곳에서 굳이... 라는 생각도 든다. 물론 리오를 처음부터 끝까지 자전거로 산책하면 좀 다른 문제지만 말이다. 


덤으로 구글에서 퍼 담은 자전거 다니는 길 이미지와 자전거 관리하는... -사진 찍으러 나가기 귀찮아서 퍼왔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