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rismo de Valencia

탑 올라가기

희안이 2017. 9. 11. 05:57

요즘 의도치 않게 웹소설에 빠져설랑 아침에 눈 뜨면 딩굴대며 읽다보니 점점 일어나는 시간이 늦어진다.
조금만 더 일찍 일어났으면 9시 미사도 가능했을텐데... 꾸물럭대다가 결국 9시 반 바실리카 미사에.
미사 갔다가 잠시 주보 가지러 카테드랄 들렀다가.. 주린 배를 안고 돌아오던 중 오래간만에 가야지란 생각에 세라노로. 그리고 지난 번에 들른 콰르트랑 같이 소개해볼까 한다. 


여행을 다니면 처음 간 도시는 무조건 그 도시에서 제일 높은 곳에 올라가는 걸 좋아한다. 우리 동네에서 제일 높은 곳은 카테드랄의 탑인데 거긴 뭐 여러 번 올라가기도 했고, 카테드랄 탑은 도시의 중심부이기 때문에 중앙에서 시 전체를 아울러 보는 시선을 가지게 되지만 이 두 개의 문은 도시의 경계에 만들어 진 문이기 때문에 또 다른 느낌이다. 

세라노가 발렌시아에서 북동쪽으로 이어지는 문이라면-그 쪽에서부터 하이메 1세가 왔으니까- 콰르츠는 마드리드 즉 반도 내륙으로 이어지는 길과 연결된 문이다. 하이메 1세 이후 도시에 그리스도교 문화가 자리잡으며 왕국의 모습을 갖추고 확장해 나가면서 이슬람시대 4개로 시작한 문이 17세기에 와서 총 12개의 문을 가진 규모의 도시로 확장이 되는데 그 문들 중 형태가 온전히 남아있는 것이 세라노와 콰르츠이다. 


먼저 집에서 가까운 Torre de Serrano. 세라노 탑, 혹은 세라노 문이라고 굳이 번역하게 되는 이 곳은 도시를 보호하는 성벽에 있는 문으로 망루로서의 역할을 한 곳이다.

발렌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동네 중 하나인 이 곳은 로마시대부터 사람들이 살고 있었고 이슬람 시대에 들어서면서 최초로 도시에 4개의 문을 만들 때에 이 위치에 그 모양을 갖추어 군사 망루로서의 역할을 시작했다. 이 문을 빠져나가 만나게 되는 길이 사군토로 가는 길이었고 실제 하이메 1세가 발렌시아를 수복할 당시에도 이 문으로 들어와서 지금도 10월 9일 즈음 하이메 1세의 발렌시아 수복을 기념하는 날 이 광장에서 연극이 행해진다. 

 

이 사진의 경우 좀 오래전에 찍은 사진이지만 도시 외곽에서 도시 안으로 들어오려면 만나게 되는 문의 정문모습이다. 

이슬람 시대부터 이 위치에 있었던 탑은 14세기 말 고딕건축의 영향을 받아 탑을 만들었다. 그래서 올라가면서 보게되는 구조물은 중세시대의 모습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 

요것은 가라골. 이 모양은 14세기에 만들어 진 건축물들에 많이 있는데 실크로드의 종착지로 실제 상인들의 교역장소로 사용되었던 라 롱하 건물에서도 많이 볼 수 있다. 

실제 군사들이 왔다갔다 했을 것 같은 망루. 

그리고 가장 꼭대기까지 올라가는 계단. 

꼭대기로 올라가는 난간에서 내려다 본 망루

그리고 꼭대기에서 내려다 본 모습. 

그리고 꼭대기에서 본 도시의 전경. 

성문 내의 모습과 성문 밖의 모습. 

성문 밖의 길. 앞에 보이는 16세기에 만들어 진 다리를 너머 사군토로 주욱 길이 이어진다. 


그리고 세라노처럼 그 모양을 유지하고 있는 콰르츠 타워. 세라노와 다르게 여기는 길 끝에 놓여져 있고 여전히 그 옆으로 성벽의 모양이 유지되고 있는 곳이다. 여기는 문 내부가 바로 길로 이어지는 곳이고 전쟁의 흔적을 좀 더 많이 가지고 있는 곳이라... 

그런데 막상 올라가보니.. 콰르츠는 세라노에 비해 복원이라던가 기타등등이 썩 잘되었다는 느낌은 없었다. 사실 역사적으로 더 오래되고 더 중요한 건물이 세라노이기도 하지만. 

그리고 두 탑의 모양도 다르다. 세라노는 각진 형태라면 콰르츠는 둥글둥글한 기둥의 모습이니까. 도시 내부에서 보여지는 모습은 비슷하다. 

타워를 올라가면 실제 문을 통과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이 것 역시 두 개의 탑에서 동일하게 관찰되는 것. 

그리고 망루의 모습. 왼쪽에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이 망루를 올라가려면 꼬불꼬불한 돌계단을 올라가야 하고 폭은 기껏해야 한 사람이 지나다닐 수 있는 정도이다. 

대신 콰르츠엔 세라노엔 없는 것들이 좀 있었는데... 사실 그게 뭔지는 잘 모르겠다. 하하하 


잠겨있는 문. 열쇄구멍은 에스쿠도 모양을 본 떠 만들어졌다. 


수업시간에 이 두 개의 문을 얘기하긴 했었지만 세라노에 비하면 콰르츠는 거의 다루지 않는다고 해도 무방하다. 

역사적으로 훨씬 오래되고 중요한 위치에 있는 것이 세라노이기도 하니까. 

사실 나도 몇 주 전 처음으로 콰르츠를 올라가봤다. 근데 전경이나 여러가지가 확실히 세라노가 낫다는건 뭐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니까...


두개의 탑 모두 입장료는 2유로.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10시 - 18시. 일요일은 10시 - 14시. 입장료 무료.

그래서 난 두 탑 모두 일요일에... 사실 탑을 돈 내고 올라간 건 미겔레떼가 전부다. 거긴 뭐 돈 내고 올라가는 거 좋아하기도 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