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rismo de Valencia

산토 도밍고 수도원

희안이 2017. 11. 3. 06:11
아... 그러니까 여기를 간 게 거의 한달 전쯤 된다.
10월 9일 발렌시아의 날이 있던 전 주말에 스페인 군대의 수도회 주둔 170주년을 기념하여 일반인에게 오픈한거다.
즉, 여긴 스페인 군대의 관리하게 놓인 "군사지역"이라 평상시엔 접근 금지 구역이고, 그나마 미리 신청을 하면 군인들의 관리 하에서만 볼 수 있는 곳이라는 거다.

일단 산토도밍고 수도원에 대해서 얘기하자면 그 기원이 14세기로 올라가게 된다. 그 때에 지어졌다.
하이메 1세의 레콩키스타와도 당연히 관련이 있다. 하이메 1세가 발렌시아에 도착한 이듬해에 도미니코회가 발렌시아에 들어왔고 이 수도원은 세 번째로 지어진 도미니코회 수도원으로 발렌시아노 고딕건축의 정수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잘 지어졌다는 거다.
스페인에서 영향력이 좀 센(?), 혹은 미리 자리잡은 수도회를 얘기하자면 프란치스코, 도미니코, 시토회 등을 얘기할 수 있는데 그 중에서도 몹시 특이하게 우리 동네는 도미니코의 영향력이 아주 크다.
게다가 수호 성인 중 한 명이 도미니코회의 성인이며 부활 2주 월요일이 그 축제일이다. 그 때엔 아이들이 비센테 성인의 얘기를 가지고 연극을 하기도 하고 프로세션도 하고 오프렌다도 한다. 산 비센테 페레르가 수호자가 된 이유는 사실 페스트와 관련이 있는데, 페스트가 전 유럽을 휘돌던 그 때 물을 마실 수가 없었는데 그의 집 우물에서 나오는 물은 아무 이상이 없었단다. 대략 이정도만 산 비센테 페레르를 언급하고 다시 수도원으로 돌아가자.

지금은 처음 지어진 수도원의 모습에서 많은 부분이 사라졌다고는 하나 과거 도미니코회가 얼마나 큰 규모를 자랑했는지 짐작하고도 남는다.

일단 정문 입구로 들우가면 이 수도웤이 하이메 1세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친절한 안내가..

군사지역답게 사실 군과 관련된 여러가지가 각각의 건물에 자리잡고 있고 군통치자들의 사진과 예전 문양들도 전시되고 있었던 옛 수도원의 식당. 엄청 큰 규모였는데 그만큼 식구가 많았다는 얘기일지도.
이게 단지 일반인 공개를 위해 좌우에 장식을 해 둔 건지 알 수는 없지만... 문을 빠져 나가면 산 비센테 페레르의 방으로 향하게 된다.

이 곳은 작은 경당처럼 되어있으나 왼쪽으로 얼핏 보이는 곳으로 들어가면 산 비센테가 사용하던 방이 있고 그 방도 사진에서 보이는 것 처럼 17세기의 발렌시아 전통 타일로 장식이 되어있다.

그리고 이어지는 참사들이 사용하던 공간. 여기도 엄청 크기도 하고.. 인상적인 건 한 쪽에 무덤이 있다는 사실.

보일 가문의 무덤이라고 하는데-사실 가이드 투어가 있었으나 그 때 있던 엄마랑 같이 가는 바람에 투어는 포기했어서... ㅠㅠ- 딱 이 묘 앞에 도착했을 때 가이드가 설명하고 있어서 몇 개 주워 들었다. 인상 깊었던 것 중 하나가 무덤의 조각에 대한 이야기 였는데 중간에 사람들이 조각된 곳에 말을 탄 기사가 문양을 거꾸로 들고 있는 것에 대한 얘기였다. 저렇게 조각을 해 둔 게 죽은 사람에 대한 거라고.

그리고 정면에 있는 제단화.
산토도밍고 수도원 경당들에 제단화들이 몇 개 있었는데 현재는 미술관-산 비오 V세, 현재는 그 이름을 떼어버리고  발렌시아미술관이라고만 불리는 곳-으로 옮겨져 전시되고 있다. 생각해보니 여기에 대한 얘기도 언급한 적이 없구나. 지난 번 미술관들 얘기하면서 까르멘이랑 이밤만 얘기하고... 으음.... 아무튼 다음에 시간나면 다시 언급.

현재 산 비센테 페레르 경당-일반 성당 규모이지만-은 비센테 성인의 시성을 기념하여 이름이 바뀐 경우이기도 하다. 여긴 몇 번의 복원을 거쳐 18세기 양식으로 꾸며진 곳.

이렇게 장식된 비슷한 성당들이 사실 참 많다.
스페인의 바로크 양식은 아주 유명하고 미술사적으로 봤을 때 스페인 하면 바로크양식의 최고봉이라고 일컬어진다-는 얘길 예전에 친구가 해줬다. 나 미술사 배운지 너무 오래다... 그리고 역사도 중세이후로는 잘 안 봐서 아는 게 없다-고 하는데, 이 곳처럼 꾸며진 성당이 여기 말고도 많다. 사실 발렌시아의 13세기 성당들은 내부는 거의 대부분 로코코 혹은 바로크 양식으로 희고 화려하게 꾸며져 있으니까.

성당에 있던 성모상. 이건 예뻐서...

로코코 양식으로 꾸며진 오르간.

그리고 수도회 정원. 규모가 정말 엄청 크다.
특별한 날이니만큼 클라우스트로에서 이들을 위한 여러가지 행사도 하더라. 그런 사진까지는 굳이.

그리고 짜잔.. 중요한 곳이 늘 공개되는 경당. 임금의 경당이라고 불리는 이 곳.
경당의 매력은 발렌시아 고딕건축양식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된다는 거다.

경당 한 가운데에 무덤이 있는데 너무 높이 있어서 정체가... 왕족은 아니고 후작 부부의 무덤이라는데 부인이 공주라서... 아무튼 왕의 경당이라고도 불리는 이 곳에서 주의 깊게 봐 줘야하는 것이 바로 천장이다.
얼핏 보면 틀을 잡아두고 그 안에 벽돌을 다 맞춰 넣은 것 같지만, 이 건물은 한 사람이 만든 게 아니라 수많은 기술자들이 돌을 집어 넣어 모양을 만든 거라는.
일반적인 고딕양식의 보베다-천장-는 가운데에 있는 문양을 중심으로 하여 퍼져나가는 줄기들이 있는 게 정석이지만 발렌시아는 이 곳만의 특이한 기술로 그런 것 없티 만들어졌다. 몇 명의 건축가들이 만들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예전에 구경 갔을 때에 즐겁게 보고 있던 나와 친구를 보고 어떤 아저씨가 설명해 준거다. 은퇴하고 건축에 관심을 가져 취미로 공부한다면서.

그리고 제단화.
제단화의 가운데에는 비르헨 에스페란사가 모셔져 있고 그 위에 바오로가 다마스쿠스로 가던 길에 예수님을 만나는 장면이 만들어져 있다.
당연히 도미니코회 성인들의 초상이 그려져 있고..

이 성모상은 이름이 기억이 안납니다... 갈 때마다 볼 때마다 예쁘다는 생각만...

몇 년 전부터 경당만 오픈해서 미사를 드리기 때문에 미사시간에 맞춰가면 경당이라도 볼 수 있으나 수도원을 보기 위해서는 전화나 이메일로 예약을 해야만  가서 볼 수 있는 곳이라 언젠가 꼭 가리라 다짐만 했었는데.
아주 운이 좋게도 군 사령부가 된 지 170년 기념으로 일반에게 공개한 이틀 중 하루 날을 잡아 가서 볼 수 있었다는.

이 곳은 발렌시아가 그리스도교 국가로 자리잡음과 동시에 만들어진, 그러나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라는 것.
개인적으론 볼 수 있어서 소원성취한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