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da Cotidiana

이런 저런 일

희안이 2018. 3. 13. 20:22
우리 동네는 이제 본격적인 파야 시즌에.
파야스가 시작됨과 동시에 아이들에게는 폭죽을 터트릴 권리(?)가 주어진다.
근데 이 폭죽이라는 게 그냥 한 종류만 있는 게 아니라 엄청 많고 이게 또 발렌시아의 독특한 문화 중 하나라서 뭐라 할 수 없는. 그리고 폭죽의 다양한 이름 또한 발렌시아노가 많다.
가장 일반적으로 부르는 이름은 스페인어로 뻬따르도(petardo). 폭죽이란 얘긴데 발렌시아는 이거 말고도 다양한 종류에 다 이름을 지어준다는 거.
그냥 다 아는 콩알탄은 봄베떼라거 얘기하는데 이건 한 살짜리 애기도 유모차에 앉아 던지면서 논다.
아래의 모든 이미지는 구글에서 퍼 왔음.
그 다음이 치노. 흔한 종류 중 하나인데 세워놓고 불 붙이면 불꽃이 올라오는 거다.

이건 작은 사이즈이고.. 큰 사이즈도 있고. 근데 왜 치노라고 할까... 생각해보니 중국도 나름 폭죽문화가 있어서 그런 듯.

그 다음은 트라카라고 하는것. 보통 줄에 매 달고 소리와 불꽃을 한번에 내는데 이건 결혼식이나 행사때 주로 사용한다. 애들이 가지고 놀기엔 힘든 거라는.

이건 보라초라고 하는데 말 그대로 술 취한 듯... 미친듯 불꽃이 날라다닌다. 근데 이건 진짜 위험한 게 불을 붙이면 바닥을 휘젖고 다니다가 공중을 날라가기까지 하는.
어떻게 움직이는 지 궁금하면 아래 비디오를 보시길.
보라쵸는 이렇게 움직인다

그리고 이건 그냥 보라쵸의 미니 버전 급이랄까. 공처럼 생긴 폭죽이라 풋볼이라고 부른다.

파야시즌에 오면 아이들이 아래 그림처럼 나무 통을 하나씩 옆구리에 차고 다니는 걸 볼 수 있는데 그게 폭죽함이다.

이 시즌에만 마구잡이 폭죽 터트리기가 허용되어서 아이들이 연령대별로 상자를 구입해서 매달고 다니는데 위험한 게 맞는데 그렇게 다 메고 다닌다.
폭죽을 쓸 때마다 불을 붙일 수가 없으니 나일론 끈처럼 생긴 불붙이는 끈을 쓰는데 그걸 다 소진할 때까지 애들은 폭죽놀이를. 가끔 정신 나간 애들이 남의 집 대문 앞에 놓고 폭죽을 터트리기도 하고 좁은 골목에 불 붙인 폭죽을 던져 폭발음이 터지는 듯한 소리를 내기도 한다.
늘 들어도 놀라운 소리지만 이젠 그런가보다하는데 폭죽은 늘 피곤함의 대상이다.
그냥 불꽃놀이나 마스끌레따는 좋지만...
지난 주말 이미 한바탕 했는데 파야스 내도록 도시에 펑펑 터지는 폭죽소리를 아마 24시간 들을 듯...

폭죽에 쌓이고 싶다면 파야때 꼭 놀러와보란 얘길 하고 싶다는. 그러나 개인적으론 그 소음이 피곤해서 잠시 도망가고 싶다는.

그와 별개로... 2월말에 스페인에서 아주 큰 사건이 있었다. 알메리아의 작은 도시에서 할아버지네 집에서 나와 집으로 돌아가던 8살 아이가 실종된 사건.
두 집 사이의 거리는 뛰면 1분이 채 안 되는 거리인데 애가 사라졌다는 거다.
마을이 도시가 나라가 난리가 나고 그 아이를 찾기 위해 경찰과 몇백명의 자원봉사자가 실종된 아이를 찾기 위해 산을 뒤지는 일이 있었다.
그 아이가 실종된 지 나흘 뒤 아빠의 여자친구가 아이의 옷을 마을에서 3킬로 떨어진 낭떠러지에서 찾았다고 했는데-이 여자가 아이를 마지막으로 본 사람이고 아이 옷을 입힌 사람-, 그 사흘 동안 그 동네엔 비가 왔으나 아이 옷은 멀쩡. 그래도 혹시나 하고 그 옷이 발견된 주말, 더 많은 인원이 투입되어 아이를 찾았으나 결국 불발되었다.
아이의 수색 현장에 과거 딸이 납치되어 살해당한 사람도 함께 하며 아이를 발견하길 바랬었다는.
그러다 그 아이의 옷을 발견한 아빠의 여자친구를 의심한 경찰이 여자를 추척하다가 12일만에 아이의 시신을 트렁크에 넣고 다른 곳으로 옮기는 아빠의 여자친구를 체포한거다.
도미니카 공화국 출신으로 스페인에 정착한 지 25년이 넘은... 부검결과 아이는 납치한 그날 목 졸라죽인 것으로 나왔다고.
아이를 수색하는 동안 그 여자는 아이 아빠 옆에서 끊임없는 애정표현으로 함께 하며 걱정하는 듯 보였었고, 그 여자를 인터뷰했던 기자들도 지극히 정상으로 보였다는 얘기까지 하며 그 여자의 범행에 놀랍다는 얘기를 하더라.
왜인지는 아직 조사 중이고, 혼자했는지 여부조차 조사 중인데다가 과거 그 여자의 행적 중 의심스러운 일이 있어 다시 조사하기 시작했다는 뉴스도 나왔다.
올늘 알메리아의 카테드랄에서 아이의 장례미사가 진행되고 장례식이 진행되었다.
근데... 아이의 관이 너무 작아서.. ㅠㅠ

한국이 미투로 넘치는 동안 여긴 한 아이의 실종과 사망으로 뉴스가 넘쳐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