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esta de Valencia

코르푸스 일정

희안이 2019. 6. 19. 02:49
드디어 나의 코르푸스가!

코르푸스 크리스티. corpus christi. 한국말로 성체성혈 대축일. 가톨릭의 대축일 중 하나로 부활절 이후 50일이 성령강림 대축일이고, 그 열흘 뒤 즉 60일이 되는 날인데 대부분 일요일로 대축일을 이동하여 지낸다. 4대 의무 대축일(1월1일, 부활, 8월15일, 성탄)에 들어가지는 않지만 엄청 큰 대축일 중 하나이고 특히 13세기부터 이 대축일은 지정되어 이어지고 있다. 

이 대축일은 13세기 중엽 교황 우르바노 IV세가 칙령을 발표하여 대축일로 지냈으나, 14세기 초 교황 클레멘테 V세가 그 칙령을 승인하여 교회의 공식 대축일로 지내고 있다. 클레멘테 V세의 승인 이전에도 이미 유럽의 나라들에서는 축일로 지내고 있었고 스페인의 경우 톨레도, 세비야, 발셀 등에 이어 발렌시아 등이 대축일을 크게 지내고 있다. 발렌시아의 경우 다 로카의 기적과 알보라야의 기적 등이 있어 공식 승인 이전에 이미 축제로 지내고 있었다는. 

앞에서 언급한 스페인의 다른 도시들도 성체성혈 대축일에 행사가 있다. 대축일 이동-이것도 공식 이동이다- 미사는 일요일에 하지만 가장 큰 행사인 성체 현시 행렬은 대부분 50일 째되는 날인 목요일에. 
그런데 우리 동네는 아니다. 금요일부터 축제 행사를 시작하여 일요일에 행렬을 하는 것으로 끝이난다. 

발렌시아 코르푸스 축제의 시작은 1355년이다. 그 때부터 행렬은 있었고, 최초에 행렬했던 그 루트 그대로 아직도 진행하고 있다. 물론 중간에 아침에 행렬을 하기도 하고 왕이나 교황, 혹은 왕족의 방문 등으로 날짜를 바꾸거나 행렬 루트를 바꾸긴 했어도 예외적인 몇 번을 제외하고는 늘 지금 현재 진핸되는 행렬 루트와 똑같이 진행되었다. 
그러니까... 행렬하는 그 길은 이미 14세기에도 있었던 길이라는 거고.. 그 길들은 성체성혈 대축일 뿐 아니라 성모성월 행렬에도 동일하다. 

발렌시아 코르푸스에서 특이한 것이 바로 로까인데, 여러가지 성인들 혹은 성경 속의 인물들을 만들어 마차와 함께 전시하는 건데 이건 14세기부터 만들어졌다. 지금 현재 남아있는 로까들 중 가장 오래된 것은 1540년대에 만들어진 것인데 그 전에도 만들어 진 것들은 없어지거나.... 새로 만들거나..
자세한 얘기는 축제가 시작되면 이미지와 함께 하고.
일단 코르푸스 행사만 안내.
이번 주말 발렌시아를 혹시나 방문한다거나 하면.. 이 시간대에 맞추면 볼 거리가 많을거라는 거.

20일 목요일
20시. 파트리아르카의 미사. 16세기에 만들어진 이 성당은 발렌시아의 교구장이었던 산 후안 데 리베라가 만든 신학교가 있고 이 학교 이름이 성체성혈 신학교라서.. 코르푸스가 되면 8부 축제를 한다. 그 시작이 목요일. 

21일 금요일 
9시. 15세기에 만들어진 로까 보관 장소-로까 박물관이다-에 보관되어있는 로까들을 꺼내서 세라노 옆에 진열하기 시작. 

20시. 로까들을 비르헨 광장으로 이동. 이 때는 사람들이 옮긴다. 

23.30시. 닛 달바데스. Nit d'albades 즉 여명의 밤.. 그리고 춤. 이 행사는 로까 박물관 옆과 주교관 파티오에서 진행되는데 로까에서의 춤은 네네... 이지만 주교관 파티오에서는 많이 흥미롭다. 가장 인상적인 건 중간에 노래를 부르는데 노래 부르는 사람에게 누군가가 계속 가사를 알려준다. 그러니까 음만 있고 가사는 없는 노래인데 그 순간 떠오르는 가사를 알려주면 부르는 거다. 개인적으로 엄청 좋아함. 

22일 토요일
19.30시. 비르헨에 성체 기적에 전시(라고 하는데ㅜ뭐하는 지 모르겠... 타피스트리 말하는 건가?)

23시. 시 관현악단의 콘서트가 역시 비르헨에서. 

24시. 축제의 밤. 그러니까 발콘과 테라스를 코르푸스 크리스티를 주제로 꾸며-이미 신청 접수 다 받음- 그 내용을 시상하는 시간. 밴드와 코르푸스 협회 관계자들이 구 시가를 돌며 축하하는데 이 때의 이동경로는 행렬의 반대, 즉 행렬의 마지막 지점에서 시작하여 행렬 루트를 역으로 이동한다.

23일 일요일 
10.30시. 대축일 미사가 카테드랄에서. 
그 전에 히간떼들이 카테드랄 사도의 문 앞으로 이동.

12시. 춤 퍼레이드. 역사적으로 봤을 때 17세기 파트리아르카에서 카테드랄로 성체 이동 시에 춤 경연대회가 있었다고 하는데.. 이 때 퍼레이드는 말을 탄 사제가 코르푸스의 역사에 대해 얘기하면서 시작된다. 제네랄리탓 앞에서 시작하여 비르헨, 미칼렛, 레이나 광장을 지나 아베야나 그리고 알모이나 에서 끝. 이 퍼레이드의 백미(?)는 제일 마지막의 데고야. 아베야나에서 기다리면.... 물을 막 퍼붓는다. 물론 이것도 의미가 있다. 

12시. 미켈레테에서 치는 종... 30여분 가량 치는데 마지막에 미겔레떼에 있는 12개의 모든 종으류다 친다. 

16.30시. 로까 이동. 프로세션 루트와 동일하게 움직이는데 이 때엔 가장 오래된 로까부터 이동하며 당나귀들이 마차를 이끈다. 

17.30시. 제간츠의 이동과 나노, 마그라나, 모마의 춤행렬.  

19시. 대망의 행렬. 이 행렬에도 역시 페탈로(꽃잎)들이 엄청나게 뿌려지는데, 행렬이 끝날 때에 카테드랄에서 기다렸다 쿠스토디아에 쌓인 꽃잎을 받아가는 사람들도 많다. 나도 작년에 받아서... 한국 갈 때 가져갔었다. 아빠에게 한 마지막 선물로... 
행렬이 진행되는 동안 미겔레떼에선 종을 친다. 그리고 성광이 이동하는 경로에 있는 성당들에선 성당 앞으로 지나갈 때 역시 종을 친다. 그러니까 온 도시가 종소리로 가득해지는 거다... 

그리고 8부축제의 마지막 날인 27일 파트리아르카의 미사와 파티오의 행사. 

이러면 2019년 코르푸스도 끝이 난다. 
자세하고 세세한 얘기는....딱히 다 쓸게 없으려나... 아무튼. 축제가 시작되면 사진들과 함께.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