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rismo de Valencia

할로윈 VS 위령의날

희안이 2015. 10. 31. 21:37

10월 말부터 며칠은 도시가 소란스럽다. 

최근 유행처럼 시작된 할로윈 때문에. 한국도 그렇지만 이 곳 스페인도 미국 문화의 영향은 무시할 수가 없으니. 

어젯밤 친구들과 수다떨고 돌아오는 길에 Caballers를 지나는데 할로윈 장식이 막 되어 있더라. 길에 있는 삐끼들도 할로윈 분장.

개인적으로 미국의 문화가 영향을 주는 것을 몹시 좋아하지 않아서, 고작 이백년 남짓 된 나라주제에 돈으로, 무기로 영향을 주더니 그닥 고급스러워보이지 않는 문화까지 영향을 주는 것 같아서-개인의견임-

뭐 아무튼. 


이 얘기 역시 마드리드행 블라에서 들은 얘기니까... 그리고, 다시 생각해 볼 부분도 많았으니까.


스페인은 오랜 카톨릭의 역사를 가진 나라다. 그래서 축제도 대부분 종교에 기반해서 생겨난 것들이 많다. 11월 1일은 모든 성인의 대축일이고 11월 2일은 위령의 날이다. 위령의 날이 뭐냐! 바로 죽은 사람들을 기억하고 그들을 위해 기도하는 날이라는 거지. 

멕시코에서도 이 날은 죽은이들을 위한 날로 축제처럼 지낸다. 종이로 모양을 만들어 온통 장식을 하고 죽은 사람들을 기억하기 위해 무덤도 찾아가고 하니까, 그러나 절대 차분하거나 우울하지 않은 듯. 

할로윈도 그 연장선상으로 볼 수 있을 듯 하다. 그 역사적 기원을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관심이 없으니까-, 그래도 시기 자체가 종교적인 날과 묘하게 겹친다는 것. 스페인은 공립학교보다 사립학교가 모든 면에서 좋은 나라이기때문에 대부분 사립학교를 보내고(여건이 되면), 그 사립학교는 모두 카톨릭계열 학교다. 그도 그럴 것이 중세시대부터 교육은 모두 교회 내에서 이루어 진 것이 유럽의 전통이고, 사제나 수도자를 양성하는 것을 시작으로 교육이 시작되었기 떄문에 그 전통을 계속 이어 수도회나 교구가 학교를 운영하는 일이 많으니까. 


공립학교들에선 어찌되었건 할로윈 파티를 하는 듯 하다. 아마 일부 사립학교도 할 수 있겠으나, 좋아하지 않는 경우가 더 많아 하지 않는단다. 그도 그럴것이 교회에선 그 날은 좀더 조용하고 차분하게 지내고 싶어하는데 귀신분장에 장난질이 뭔 말이겠는가. 


기억하는 방식이 다르고, 그 다름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 하는 문제가 또 있긴 하지만, 어찌되었건 그 안에 있는 기본 의미는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 

빼뺴로 데이가 한 회사의 상술로 시작되었다는 얘기가 있듯, 할로윈은 그냥 애들대상으로 옷이랑, 여러가지 파는 것이 목적으로 변질된 느낌이 많이 들어서 말이다. 


참고로 발렌시아에서 할로윈을 즐기려면, mercado tapineria 에 가서 구경을 하던지, marina Carlos로 가서 구경을 하던지 el carmen에 클럽들에 가서 놀면 된다. 

난 아무것도 안 할거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