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teria de Navidad
매년 12월 22일은 스페인에서 가장 중요한(?) 날 중 하나일지도 모른다.
당첨금액이 가장 큰 크리스마스 복권 추첨일이다. 아침부터 약 3시간에 걸쳐 그 추첨과정을 생방으로 보여준다.
스페인의 복권, 그 중에서도 나비다드라고 일컬어지는 이 복권은 유럽에서 제일 먼저 생긴 복권이다. 그리고 금액도 상당히 비싸다. 물론 어떻게 사느냐에 따라 금액이 달라지긴하지만, 일단 나비다드라고 불리는 복권의 원래 가격은 20유로다. 그 이외의 다른 복권들, 한국의 로또같은 종류나 혹은 온세(ONCE-시각장애인협회에서 판매하는 복권으로, 파는 것 또한 시각장애인만 가능하다, 즉 완맹이 아닌사람들이 판다는 거다) 같은 것들도 상당히 당첨금이 크지만 나비다드의 경우는 1등이 400만유로다. 거기서 일정부분 세금을 뗸다 하더라도.. 일등이면 인생한방인 셈.
자, 지금부터 아는 범위 내에서 나비다드를 설명하겠음.
일단 같은 번호의 복권이 아주 많다. 즉 올해 1등은 79140번이었는데 그 번호를 판 복권 판매점이 하나가 아니라는 거다. 뭐, 이건 로또나 똑같다. 로또도 같은 번호가 여러개 1등에 등장할 수 있으니까.
복권 판매는 추첨당일인 오늘 아침 7시까지 가능하다. 그리고 8시 반부터 추첨에 들어간다.
복권 추첨은 아래 사진처럼한다.
일단 사진에 나오지는 않지만 화면 왼쪽에 5명의 검사관들이 앉아있다. 그 사람들은 아래 사진 가운데에 앉아있는 100쌍의 공이 다 채워지면 정확히 불러졌는지 확인을 한다. 그리고 판을 채우는 과정에서 당첨자가 나타나면 공을 끼워넣는 아이들이 검사관 앞으로 가져가며 노래를 하고 번호와 금액을 확인한다. 저 공의 크기는 딱 봐도 지금 2센치가 채 안되는 듯 하다. 아이들이 엄지와 검지 두 손가락으로 쥐는 크기니까.
Pajarito라고 불리우는 아이들이 나와서 양쪽에서 각 굴러나온 공과 금액을 맞추어 부른 뒤 판에 끼워 넣는다. 각 100개의 추첨마다 노래부르는 아이들과 뒤에서 공을 굴려내주는 아이들이 바뀐다. 각 100개의 추첨판이 총 몇개인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보다 말았으니) 10번에 걸쳐 하는 듯 하다. 즉. 총 1000명의 당첨자가 나오며 그 중에 1등 1명 2등 1명 3등 1명, 4등 2명, 5등 8명이 당첨되는 듯하나.. 안나오면 그냥 안나오는데로 끝인거다. 그리고 추가적으로 다른 금액들이 있기는 하다.
사진에서 보이는 왼쪽 작은 구슬이 금액이 적혀있는 공들이 들어있는 것이고 오른쪽 큰 게 복권 번호들이 적힌 공들이 들어있는 곳이다. 각 10개씩 투표가 되면 세바퀴정도 다시 돌려 섞은 뒤 공을 하나씩 굴려낸다. 굉장히 까탈스럽게 한다. 그도 그럴 것이.. 금액도 금액이고 역사도 역사니까.
공이 하나가 나올 때 마다 큰 공에서 나온 번호를 잡은 아이와 금액을 잡은 아이가 노래를 한다. 그래서 작은 새라고 부르는지도 모르겠다.
왜 이걸 애들이 뽑는지도 솔직히 잘 모른다. 물어보지도 않았고, 나도 세번째 크리스마스를 맞이하는 오늘에서야 처음으로 그 추첨과정을 보았으니. 이 추첨과정은 티비로 생중계되고 실제 추첨장소에도 수많은 일반인이 관람을 한다. 의심스러운 일이 생길 수가 없는 것이다.
가운데 판 앞에 앉아있는 사람도 100개마다 바뀌고 100개가 다 채워지면 검사관들에게 가서 전체 판을 다 체크 받는다. 검사관고 10번의 모든 추첨에 다 앉아있지 않고 중간에 바뀐다. 그리고 금액과 번호가 있는 공을 굴려내는 아이들 뒤로 또 부정이 일어날 까 감시하는 검사관들이 앉아있다. 그게 여기 복권 추첨체계다.
물론 무슨 복권 추첨에 이다지도 공을 들이느냐 하겠지만, 지금 현재의 이름 Sorteo de Navidad로 불리워지며 오늘 추첨이 행해진 지 100년도 훨 넘은 역사다. 1등당첨확률? 위키페디아에 보면 0.0001%란다. 4백만유로가 그냥 떨어지는 게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