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르푸스 크리스티(성체성혈대축일) 축제 2
지난주에 다 정리해서 마무리할 글을... 끌고 끌다가 이제서야....
성체성혈대축일 축제 행사는 금요일부터 한다고 하지만 토요일까지는 행사준비나 마찬가지이고
실제 모든 행사는 일요일에 행해진다. 아침 10시 히간떼(큰 인형을 말한다)들이 비르헨으로 옮겨지는 것을 시작으로 진짜 행사가 시작.
1558년 최초의 히간떼가 만들어졌다고 하니 이것 역시 그냥 볼 인형이 아닌게다.
매년 옮기는 파야들이 조금씩 달라지는데 올해는 이상하게 옮기는데 불안불안. 아직 익숙하지 않은 아이들이 많아서 그런지 금요일 저녁 밖으로 잠시 빼 둘 때부터 뭐가 아슬아슬하더니.. 아무튼. 그래도 일단은 흥겨운 음악소리와 함께 비르헨으로 이동.
그리고 12시부터는 본격적인 행사가 시작된다.
행사는 행사고, 카테드랄 미사는 미사고. 밖에서 시작되는 퍼레이드는 돌샤이나와 북의 연주를 시작으로 말을 탄 사제가 발렌시아에 대한 얘기를 하면서 시작한다. 그리고 이어지는 여러가지 다양한 전통 무용. 일단 발렌시아 깃발이 들어가는 거 부터 시작.
전통공연의 종류는 몹시도 다양한 듯 하나 의외로 찍기 힘들고..사람들이 너무 많아 일찍부터 기다렸음에도 불구하고 자리때문에 언성을 높이기도 하고 사진찍는 사진사들 때문에 보는 것도 불편하고. 셀카봉을 가지고 오면 셀카봉때문에 안보인다고 난리고. 아... 정말.
중간쯤 보다가 나는 친구가 와서 그냥 맥주나 한잔 하러 감.
이 퍼레이드의 백미는 아베야나에 도착해서이다. 오전 퍼레이드 마지막 구간인 아베야나에 도착하면 제일 마지막에 도꺠비 모습을 한 듯한 나쁜 마귀들이 막 돌아다니는데 거기에 물을 끼얹으며 몰아내는. 그래서 오전 퍼레이드에는 특별히 아이들도 많고 아베야나에는 물통을 가득담은 바구니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기도 하다. 작년에는 봤으나.. 올핸 이래저래 패스.
입장이랑 앞에 조금 보다가 말았...
옮겨진 히간떼는 바실리카에 이렇게 놓아진다는.
오후가 되면 밖에 놓여있던 Roca들을 다시 박물관으로 옮겨준다. 이때 이용하는 게 이렇게 꾸며진 말들. 알록달록 수놓아진 천을 뒤집어 쓴 말들은 돌바닥의 미끄러움을 견디면서 로까들을 옮긴다. 사실 동물학대같은 느낌도 없지 않아서. 볼 때마다 좀 짠하기도 하다.
올해는 말 몇 마리가 늦게 도착해서 로까 이동이 조금 늦었지만 뭐 그래도. 까바예로에 주욱 전시되어 행렬을 기다리는 로까를 보니 또 색다를 느낌. 제일 앞, 제일 오래 된-1511년에 만들어짐- 디아블로를 시작으로 1542년에 만들어진 성 미카엘, 그 뒤로 La Fe(믿음이라는 뜻의 스페인어), 그 뒤 발렌시아의 성인인 산 비센테 페레르..죽죽 해서 제일 최근인 2001년에 만들어진 최후의 만찬 성작 로까까지 기다리고 있다. 기렇게 한 줄로 세워두고 보니 비르헨에 전시되어있는 모습을 보는 것과는 또 다른 느낌이.
저녁 7시부터는 카테드랄에서 성체행렬이 시작된다. 물론 성체가 나오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1시간이 더 걸리지만.
앞 부분 비르헨에서 조금 보다가 아베야나로 이동. 왜냐하면 여기가 제일 예쁘기 때문에. 물론 까바예로나 다른 길에서도 좁은 골목 들어서면 꽃잎을 뿌리지만-이라고 쓰고 붓는다라고 읽는다-, 그래도 제일 마지막 여정 아베야나가 늘 제일 예쁘다.
행렬을 기다리며 5시가 조금 넘어 시작된 로까 퍼레이드 마지막 부분을 잠시 감상.
히간떼들의 뒷모습도 한 번 찍어봐주시고...
성체현시된 custodia가 들어오기 전까지 계속 계속 두시간도 넘게 서서 기다리면 이런 저런 걸 본다. 성서 속의 인물들이 신, 구약으로 나뉘어서 들어오고, 에스콜라니아-어린이 합창단이다-의 노래도 들려오고... 이 행렬의 마지막에 성체가 오는데 성체현시대는 세계에서 제일 큰 거고, 오래 전 사람들의 물질적 시간적 봉헌으로 자원봉사로 만들어진 거다. 성체현시대가 카테드랄 밖으로 나오면 축포가 쏘아지고, 마지막으로 들어갈 때에도 역시 축포가 쏘아진다.
올해는 서 있던 자리가 꽃잎 뿌리는 바로 아래-레알 아카데미아 데 발렌시아-여서 나도 꽃잎을 한 껏 맞을수 있었다. 대부분 장미여서.. 천연향수로 목욕한 느낌이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