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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esta de Valencia

빈첸시오 페레르 사제 축일

희안이 2018. 4. 13. 05:43
카톨릭 신자들 중 빈첸시오라는 이름을 아는 사람이 많을 거라고 생각한다.
어쩌면 제일 유명한 게 빈첸시오 아 바울로, 빈민을 돕는 단체의 이름으로 가장 즐겨(?) 사용되는데 이 빈첸시오 성인은 수도회의 창립자이기도 하고 17세기의 성인이다.
빈첸시오라는 이름이 흔한 이름인데 여기 발렌시아에서도 그렇다.
발렌시아의 수호 성인 두 명이 모두 빈첸시오, 스페인 식으로는 비센테이며 이미 글을 쓴 1월의 빈첸시오 부제는 사라고사 주교의 부제로 304년 발렌시아에서 순교하여 발렌시아에 그리스도교가 자리잡게 할 뿌리를 만들어 준 성인이고 지금 언급할 빈첸시오 페레르 사제의 경우는 발렌시아주의 수호성인이다. 그가 태어난 날이 빈첸시오부제 축일 다음날이어서인지는 모르겠으나 비센테라는 이름을 가졌으며, 유명한 토마스 아퀴나스 성인과 같은 도미니코 수도회 수도회에 입회하여 수품을 받고 설교자로서 그의 삶을 살다가 1419년 주교로 직을 하던 프랑스의 반느에서 선종한다.
왜 이렇게 구구절절 그의 삶을 얘기하느냐 하면, 내년 2019년, 그의 선종 600주년을 기념하는 대희년 행사가 발렌시아에서 있기 때문이다.

카테드랄에 걸려있는 이 플랜카드처럼. 비센티노...
저 글, A DÉU, DONEU-LI GLÒRIA 는 하느님께 영광을 드립니다 라는 뜻의 발렌시아노이고 아마 그의 설교문구 중 하나일 듯.

산 니콜라스에서 본 아기 비센테..

비센테 페레르의 축일은 모든 교회가 4월 5일에 지낸다. 그러나 유일하게 발렌시아만 부활 둘째 주 월요일에 그의 축일을 큰 축제(공휴일이다)로 지내며, 당연히 행사들도 많다. 그 덕에 아이들의 부활 방학을 다른 주에서는 대부분 성주간부터 부활다음 월요일까지 지내는데 발렌시아는 부활 첫째 주를 다 지내고 둘째 주 월요일까지 지낸다. 성금요일은 국가 공휴일이니 2주가 채 안되는 시간의 방학이 된다는.

아무튼.
일요일에는 산 니콜라스에서 토살 광장의 자그마치 4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하이메 1세와 함께 레콩키스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프란치스코 수도회의 경당이었던, 지금은 수도회는 사라졌으나, 산 비센테 페레르 토살 제대협회가 주최하는 100% 발렌시아노 미사를 드리고 위의 사진들 처럼 아기 비센테와 어른 비센테의 행렬을 보는 것으로 축제를 (나는) 시작했다.
비센테 축제의 백미는 사실 아이들의 연극. 시내 중심가에 비센테 제대가 있는 성당들의 비센테 제대 협회가 있고 총괄하는 단체에서 행하는 연극. 성인의 삶과 그가 행한 수많은 기적들 중 각 제대마다 다른 테마로 연극 경연을 하고 1등을 뽑는다. 종교연극임에도 불구하고 발렌시아 주의 성인이기 때문에 시청에서도 당연히 심사위원으로 참석한다.
토살광장 비센테 제대협회에 대해 왜 이렇게 구구절절 기록했으냐 하면, 올해 1등이어서.
일요일 오후 쉬다가 연극보러 출발.
정확한 시간을 몰라서 중간부터 보고 다시 처음부터 봤는데, 오오... 얘들 연기 진짜 잘한다. 게다가 토살에 설치된 무대가 집중감이 좋아 더 잘 보이고.

이 연극의 테마는 비센테 성인이 사제이던 시절 마귀 들린 아이를 고치는 내용인데.. 가운데 쓰러진 여자가 마귀들린 사람이고 왼쪽의 붉은 옷이 사탄의 대장인데 이 아이들 둘의 연기가 정말 감탄을 자아냈다.

저 포즈는 성인의 시그니처 포즈. 이 연극을 위해 성인 역할과 수도회 사제 역을 맡은 아이들은 당시의 수도자들처럼 머리를 잘랐다. 그것 또한 몹시 인상적.

그리고 월요일, 성인 축일. 아침 미사를 갔다가 카테드랄에 있는 성비센테 경당.
미사가 끝나는 시간 즈음인 12시 시청에서 산 비센테가 태어난 집까지 오프렌다를 한다.

오프렌다는 이런 모양으로. 생가 성당의 담벼락에 만들어진다.

그리고 오프렌다가 끝나면 작은 마스끌레따가 있는데, 도미니칸이라 그런지 트라카도 깜장색. 하하하.

오후엔 카테드랄에서 행렬을 한다.

성인의 유해.

그리고 카테드랄의 비센테 페레르 경당에 모셔져 있는 성인 형상.
그리고 행렬의 끝은 성인의 생가. 지금도 보존되고 있는 성인의 생가는 작은 성당이다.

성인 생가의 제대.

성인 생가에 그려져 있는 성인의 탄생장면. 그 앞에 작은 유해가 있다.

산 비센테의 수많은 기적들 중 그의 집에 우물에 관한 내용이 있는데 가장 최근의 기적은 19세기 콜레라가 만연하던 시절 이 곳의 물만 오염되지 않아, 물을 길어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었고 기차로 시 외곽까지 물을 운반하였다고 한다.

그 우물. 원래 이 곳은 지형이 낮은 곳이어서 지금은 지하처럼 보이지만...

그리고 설치되어 있는 수도.
사람들이 와서 물을 마시고, 물을 떠가기도 하는 곳.
루르드처럼 기적수로서 인정이나 그런 것은 없지만 콜레라로 사람들이 죽어가던 시대, 이 물로 인해 도시민이 살 수 있었다는 것 자체가 기적이라는 거.
나도 괜히 물을 마시고 싶어-물통을 가지고 가지 않았음 ㅠㅠ- 옆 사무실에서 파는 물통을 하나 사서 물을 담아왔다. 다음에 또 가야지.

올 해 비센테 페레르 축제는 이렇게 끝이 났다. 발렌시아노 수업을 듣는 덕분에 발렌시아노로만 하는 연극도 좀 더 익숙하게 들을 수 있게 되었고, 즐길 수 있었다는 거.
그리고 희년 전대사를 받을 준비를 해야지.

참고로 발렌시아주에 사는 모든 신자들에게 알려진 희년 전대사 조건을 미사 때에 교황칙서에 의해 알려주었는데, 불러준 순례 지정성당들 중 발렌시아 시에 있는 곳만 얘기하자면, 카테드랄,산 에스테반-여기 산 비센테 페레르의 바우티스말 즉 세례대가 있다-, 산토 도밍고 성당, 산 비센테 페레르 바실리카, 산 비센테 페레르 성당, 산 비센테 페레르 생가 성당이다.
발렌시아 주의 다른 도시들과 오리우엘라-알리칸테 교구, 세고르베-카스테욘 교구, 토르토사 교구에도 해당 성당들이 있다-언급하기 너무 많다-.
그리고 전대사를 받기 위해서 지정 성당 순례, 고백성사와 죄의 회개, 영성체, 교황님의 기도 지향으로 기도, 신앙고백(신경), 주의 기도, 성모 찬송(한국 식으론 신영성체의 기도)을 바친 뒤 성 빈첸시오 페레르 우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로 마무리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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