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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esta de Valencia

10월 9일. 발렌시아의 날

희안이 2018. 10. 10. 05:57
10월 9일은 한글날이지만 이 곳 발렌시아에서는 발렌시아주의 날로 기념한다.
10월 9일은 역사책에서나 배웠던-한국 세계사에 나오나? 너무 옛날이라 기억 안남.- 하이메 1세의 레콩키스타(reconquista)로 1238년 발렌시아에 입성한 날이며, 들어오자마자 제일 먼저 한 일이 메인 메스키타에 가서 축성한 일이라는 거. 이 때 동반하여 같이 온 주교가 타라고나던가... 아무튼 같이 와서 축성하고 이슬람 국가에서 그리스도교 국가로서 시작하게 된 날이라는 거.
스페인에도 국경일이 있고 국가레벨로 쉬는 날-10월 12일 히스패닉의 날-이 있지만 그 날은 그냥 공휴일일 뿐이고 특별한 행사는 없다. 대신 주 별로 기념일이 있는데, 다른 주 기념일엔 가 보지 않아서 모르겠고 이 곳 발렌시아만 봐도 10월 9일을 더 크게 지내는 듯.
아무튼 이 날을 기념하여 행사가 많은데 여러가지 행사나 사진은 작년인가 재작년에도 블로그에 써 뒀으니 그냥 간단하게 언급하는 걸로.

10월 1일부터 사실상 발렌시아는 10월 9일을 위한 달굼질을 시작한다. 주정부청사는 주말에는 개방을 하긴 하지만 딱 이 기간에는 위층의 경당 홀, 혹은 왕들의 홀이라고 불리는 곳까지 오픈하는데 사실 이 곳이 꼭 봐야할 곳이다. 왕들의 작은 경당과 제단화, 그리고 탑쪽으로 있는 홀에서 보게되는 건축들. 특히 이 홀 벽에 그려져있는 벽화들과 나무로 꾸며진 천장은 머스트 해브 관람! 궁금하면 이전 블로그 글들을 뒤져보면 나올지도. 안나오면.... 음....
그리고 주말에 딱 이틀만 공개하는 발렌시아의 성들. 15세기 고딕양식으로 지어진, 지금은 대부분 정부청사 건물로 이용되고 있는 제네랄리탓 포함 총 9개의 궁전이 있다. 이 중 두 개는 박물관으로 현재 사용되며 거긴 언제든 가서 볼 수 있으나 다른 곳들은 이 때에만 들어가서 볼 수 있다는 거.
그리고 여러가지 행사 중...
이 날에 하는 모로스 이 크리스티아노스 행렬, la entrada de moros y cristianos.
하이메 1세가 들어오는 날을 기념하여그 시대의 이슬람과 크리스티안으로 옷을 차려입고 음악에 맞춰하는 행렬인데 애들이 하는 것과 어른이 하는 것 두개로 나뉜다. 늘상 모로들의 옷이 더 화려하고 볼거리가 많다는 거.

꼬마 모로들. 하하. 늘 우리집 옆 길을 지나가기 때문에 음악소리가 들리면 잠시 나가서 보면됨. 그리고 애들은 늘 주말에 한다는 거. 

올해는 이상하게 애들 행렬이 짧은 듯해서 좀 서운하긴 했지만 그런가보가 했다. 내가 꾸물대다 늦게 나갔으니까.

그리고 10월 9일의 중요한 행사. 카테드랄 축성 기념행사.
좌파로 정권이 바뀐 이후로는 정치인들이 참석하지는 않고, 그 이전엔 지금은 사망한 전 시장이 늘 테 데움(Te Deum)에 함께 입장했던, 시청에 보관된 그 깃발이 들어오지 않고 lo Rat Penat의 깃발이 들어오지만 이 때에는 발렌시아 깃발을 든 사람으로 카테드랄이 가득찬다. 이 테데움 사진은 발렌시아 교구 홈페이지에서 퍼옴.

위에 보이는 깃발이 Lo Rat Penat의 깃발이고 te deum을 하는 모습임.

그리고 예전엔 카테드랄에서 나와서 행렬을 했으나 지금은 시청에서부터만 나와서 하는 행렬 구경. 시청 발코니에서 바로 내리는 모습을 보려 시도했으나 이미 너무 사람이 많아 접근 불가라 인터넷 생방(지중해 티비, 여기선 la ocho라고 함)으로 보고 행렬만 봤다. 

그리고 행렬의 시작을 알리는 음악.


절대 눕혀서 내리지 않는 깃발. 그래서 시청 발코니에서 똑바로 내린 뒤 발렌시아 주 국가를 다 함께 제창. 그리고 행렬. 어제 날씨가 요상꾸리해서 오래된 깃발 보관을 위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차가 따라갔다. 오래된 깃발이라 보관과 보존에 만반의 준비가 늘 필요하니. 아마 이 깃발이 14세기부터 사용되던 거라고 알고 있는데 정확히는...  

박수로 레알 세녜라를 맞이하는 시민들. 그리고 뒤로 보이는 흰 차가 만약의 사태(우천)을 대비해 따라가는 깃발 보호차량.

레알 세녜라가 지나가고 나면 정당들을 비롯해 단체들이 행렬을 이어간다. 마치 공식적인 가두행진을 하듯. 이 날은 대부분 발렌시안으로서의 자부심에 대한 구호를 외치고, 까딸란들이 지네가 마치 발렌시아노까지 포함하는 듯 떠들어대는 데에 대한 거부를 온 몸으로 표현한다는 거. 발렌시아노는 발렌시아노이지 까딸란이 아니라는 거. 사실 까딸란을 처음 만들어(?) 사용한 사람은 발렌시아 사람이고 발렌시아노가 바르셀로나까지 가서 퍼진 것이고,그 뒤로 역사적인 여러가지 일 때문에 발렌시아는 통일된 에스파냐에서 주자치권을 까딸루냐에 비해 2세기 가량 늦게 인정을 받았고 그 덕에 까스테야노를 더 많이 사용하게 되는 동암 까딸란들은 지네끼리 지네말이랍시고 사용하면서 폐쇄적으로 살아온 거라는 거. 학교에서 발렌시아노 배울 때에도 서까딸란, 동까딸란으로 나눠 배우는데 기분이 나도 참 별로라는. 발렌시아노는 까딸란 사투리 즈음 취급하는데 그런 얘길 혹여라도 여기서 하면 진짜 무식자 취급 당한다....
나도 여기 6년째 살다보니 이 곳 사람이 다 되서 까딸란 너무 싫어함. 걔들 발음도 싫음. 불어랑 비슷하다고 하는데 개인적으로 불어를 좋아하지 않으니 더더욱. 까딸란 발음은 훨씩 먹는 발음에 억양도 세서.....(그냥 싫다는 얘기에 계속 이유를 첨가하는 중)

그리고 오후에 있는 마지막 행사 Moros y Cristianos.
5시부터 시작인데 그 즈음에 갑자기 소나기가 엄청 내려 늦게 나갔더니 크리스티아노 부분은 다 끝나고 모로 행렬만 봤다. 늘 그렇듯 모로(이슬람)가 더 화려하고 볼 게 많다는.
자세한 설명은 패스하고 사진이랑 비디오만 죽... 올림.


중간중간 댄스팀도 지나가고.... 





이런 걸 구경할 때면 늘 옆에 있는 사람들이랑 얘길 하는데 어제 옆에 있었던 아줌마는 꾸예라에서 이거 보러 왔다고 하더라. 꾸예라는 발렌시아에서 한시간 남짓 떨어진 바닷가 도시인데 휴양지로 좋은 곳이다. 거기도 해안을 따라 주욱 몇 킬로미터 모래사장으로 된 해수욕장이 있다는. 잠시 딴 길로 샜는데 이 아줌마가 하큰 얘기가 발렌시아는 정말 축제투성이인 곳이라고. 매일매일 넘쳐난다는 얘길 하길래 나도 동의했다. 진짜 집에 있으면 난리도 아니어서. 하하.
테데움을 보면서 어떤 아이가 열심히 사진찍고 동영상 촬영을 하는데 아무리봐도 한국애 같아서 물어보고 이게 뭔지 아니?라고 설명해주려다가 말았다. 그런 오지랍은 이제 그만.... 모르면 모르는데로 그냥 지내는 게.. 여기 어학연수 오는 애들도 모르고 지나갈 일인데 굳이 관광객에게 설명항 오지랍을 부릴 이유도 없거니와-삼년째 정도까진 했다. 생각해보면 정신나간 직이었던 듯-, 설명해줄까? 물어도 너 뭥미라는 사람들이 더 많아서-나름 상처받음. ㅋㅋㅋ- 그런 시간 낭비는 안한다. 돈 내고 설명듣고 싶다고 하지 않는 이상.

이 모로스 이 크리스티아노스는 발렌시아 주의 모든 도시들이 하는 행사다. 대신 날짜는 다 다르다. 왜냐하면 크리스티아노가 들어간 날짜가 다 다르니까. 예를 들면 올리바라는 도시는 6월네 하는데 거긴 이 행렬로 아주 유명하고-발렌시아 사람들 사이에서- 이틀인가 사흘동안 계속 이 행렬만 한다. 사실 올리바에 이거 보러도 가야하는데.

10월 9일 얘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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