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
- 발렌시아대학교
- 추억의 까미노
- 발렌시아시청
- 발렌시아 가이드
- 스페인 축제
- 발렌시아 축제
- 카테드랄
- 불꽃놀이
- 스페인
- 여행
- 발렌시아 여행
- 발렌시아축제
- 스페인 여행
- 발렌시아카테드랄
- 발렌시아
- 파야스
- 발렌시아가이드
- 발렌시아대학
- 가이드가능
- 마스끌레따
- 박사과정
- 스페인여행
- 발렌시아 시청
- 레이나광장
- 발렌시아여행
- 발렌시아일상
- 발렌시아노
- 비르헨광장
-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 파야스가이드
- Today
- Total
La Vida en Valencia
1.회상 본문
내일이 되면 나는 이제 육십이 된다.
늘 내가 생각하던 내 인생의 마지막 나이, 그 마지막 순간을 앞두고 있다.
나는 뭘 하면서 지금까지 살아왔을까. 이 삶이 과연 의미가 있는 것일까.
입 밖으로 죽음을 이야기 하지는 않지만 가끔 내 삶의 부질없음을 깨닫는 순간, 이 세상에 하나의 미련도 남지 않았음을 다시 확인하게 된다.
누구 하나 나를 위해 울어줄 사람 없는 이 곳에서 아둥바둥 버티는 게 과연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인지.
아주 일반적이고 평범한 삶을 살고 싶었다.
어려움도 모르고 그냥 매일 매일 가장 행복한 사람처럼. 그렇게 사는 듯 보였는지도 모르겠다.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지는 모습을 너무 열심히 만들어와서 진짜 내가 누구인지 조차 잊어버린 듯하다.
나는 도대체 어디에 있는 걸까?
나는 내가 누구인 지 알고 삶을 살아가는 걸까?
이런 의문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기 시작하면 가끔 알아달라는 듯 공개적이 곳에 끄적인다. 그럴 때마다 오는 무의미하고 무책임한 답변들.
그들에게 나를 평가해달라는 게 아닌데. 그냥 이게 내가 참다참다 도저히 버틸 수 없어 내지르는 소리라는 걸 눈치 채 달라는 게 전부인데.
미친 듯 일에 몰두해 살던 때가 있었다. 이십대 후반부터 삼십대 후반까지 십년동안.
그 시기엔 아파도 아플 수가 없었고 명절도 가족의 생일도 친구도 없었다.
그냥 먹고 살기 위해, 내가 하는 일에 자리잡기 위해 아둥바둥 애 쓰는 게 전부였다.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평균 6시간 정도밖에 되지 않았고 스트레스로 예민해진 몸을 매일 매일 학대시키는 게 전부였다. 그리고 나름 자리를 잡았다고 생각한 순간 나는 다시 나락으로 떨어졌다.
누구나 그러하듯이 전공과 전혀 다른 일을 선택했고, 그 일의 호불호를 떠나 무조건 버티며 살아야 했던 그 시간에 유일하게 내게 위로가 되는 건 서점에 가서 전공서적을 보는 것. 책을 보며 혼자 그려보는 상상의 나래는 유일한 안식처이자 휴식이었다.
잠을 잘 시간조차 제대로 없었던 그 때, 서점이 열리는 시간에 조금이라도 여유가 생기면 미친 듯 서점으로 달려갔다. 행여 주말에 시간이 생겨 친구를 만나도 서점에서 만났다. 눈은 책을 향해 있고 입은 의미없는 회사 일을 쏟아내며. 그리고 늘 생각했다. 나는 딱 마흔 다섯까지만 일을 해야지. 그리고 그 때까지 모아둔 돈으로 그림만 그리며 살거라고.
어디에서 사는 지 어떤 모습으로 사는 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그냥 다시 그림을 그릴 수만 있다면 그것으로 행복할거라고 생각했다.
모든 건 상상일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