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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Vida en Valencia
가르멜 산 성모님 축일 본문
스페인의 축제는 여러 레벨, 즉 등급이 있다. 세계문화유산급-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등록된 축제 즉 파야스나 디아 델 살루트-, 이건 국가 레벨과 비슷하다. 그리고 국가급-이미 유명한 산페르민, 개인적으로 가장 바보같은 축제라고 여기는 토마티나, 안달루시아의 성주간 등-, 주 레벨-각 주별로 행해지는 축제-, 도시레벨 등.
오늘 있은 축제는 도시 레벨이다. 도시 레벨이라고 하기에도 사실은 좀 애매하다. 왜냐하면 이건 어떤 구역, 한국으로 굳이 치자면 '구'에 해당하는 축제라고나 할까.
잠시 이 축제가 있는 '구'에 대해 얘기하자면..
발렌시아는 다른 글에서도 언급했다시피 서기 2세기 경 로마 밖에 세워진 최초의 로마 도시이다. 처음 거주민이 살았던 지역은 지금의 비르헨광장까지. 그리고 4세기가 넘어 초기 그리스도교 문화가 정착하던 시기에 지금 내가 살고 있는 동네 근처까지, 8세기 이슬람왕국이 건설되면서 4개의 성문을 만들었고, 지금 내가 살고 있는 동네는 성벽 안에 있었던 구역이고-성벽의 흔적이 아직도 남아있다, 떄로는 유적지로 때로는 폐허처럼-, 13세기 하이메 1세의 레콩키스타 이후 도시가 확장되면서 8개, 17세기에 들어 도시의 모습을 갖추면서 12개까지 도시의 영역이 확장되었다. 현재 성문의 모습을 정확하게 가지고 있는 건 내가 살고 있는 곳에 있는 세라노 탑-탑이라고 이름은 짓지만 문이다, 또한 그 시대에 그러하였듯이 이 문 위에는 당연히 파수꾼이 지키는 공간이 있으니 탑의 역할도 한다고 할 수 있으리라-이 있고 다른 한 곳은 콰르트 탑이 있다. 나머지는 성문이 있었던 흔적만 찾을 수 있게 되어있다.
발렌시아의 그리스도교 문화는 304년 빈첸시오 부제가 순교하면서 뿌리를 내리게 되었다. 초기 그리스도교 문화가 정착하던 그 시기에 이미 우리 동네에는 사람들이 살고 있었던 거고 지금 구글이나 관광인포메이션 등에서 받는 발렌시아의 지도를 보면 CIutat Vella 라고 얘기하는 구역이 역사적으로 오래된 지역이고 나머지는 근대 이후 산업이 발달하고 도시가 확장되면서 생긴 지역이다. 그 지역들은 19세기 혹은 20세기 초 까지는 대부분 농지였다고 생각하면 된다.
구 시가는 4~5개 정도의 구역으로 나뉘는데-정확히 기억이.. 음..- 그 중 하나가 까르멘 지금 내가 살고 있는 구역이다.
이 구역에는 오래 된 성당이 있는데 그 성당에 까르멜 산의 성모님이 모셔져 있고, 그 축일인 7월 16일이 구역의 축제일이다. 즉 구역의 수호성모님을 기념하는 날이 되는 거다.
무슨 축제가 이렇게 많고, 기념이 이렇게 많으냐고 물으면.. 사실 딱히 할 말은 없지만. 이 가르멜 성모님이 모셔져 있는 성당 바로 옆은 중세시대 까르멜 수도회가 있던 자리고 지금 그 수도원은 시립 미술관으로 변경되어 현대 미술 등 여러가지 기획전시들과 행사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성당옆에 가면 이렇게 타피스트리가 만들어져 있다.
매번 새로 만드는 건 아니고 몇 년 전에 만들어 보관해 두었다가 재사용하는데 저기에 사용된 건 종이로 만든 새끼 손톱정도 크기의 꽃이다. 총 62000개의 꽃을 사용하여 일일이 붙여 저 모양을 만든거다. 그 정성은 참 놀랍다. 멀리서 보면 그냥 그림같고 조금 가까이서 사진을 찍으면 모자이크 같지만 자세히 보면 꼼꼼하게 종이를 돌돌 말아 꽃모양을 만들어 붙여두었다.
어제 토요일은 일단 늘 있는 행사처럼 오프렌다가 있었다. 저녁 7시 성당 교우들이 모두 나와 꽃을 들고 동네를 한바퀴 돌고 다시 성당으로 들어가 성모님 앞에 꽃을 바친다. 그리고 오늘이 본격적으로 기념하는 날이 되는 거다.
사실 특별한 행사는 없다. 어차피 동네 축제고 전형적인 종교기념일이기 때문에 발렌시아의 수호성모님 축제처럼 거창한 행사가 있는 건 아니다.
토요일에 오프렌다가 있고, 일요일 아침 Descoberta가 있고. 이 모든 건 그냥 동네사람들이 혹은 성당 교우들끼리 모여서 하는 행사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리고 12시에 미사를 드리고... 진짜 행사는 오후 8시에 있는 행렬. 이 행렬이 사실 가장 중요한 행사이다. 행렬은 뭐... 비슷하게 진행이 되긴 하지만 동네를 도는 거고, 올해처럼 일요일일 경우 예년과 다르게 좀 더 성대하고 진행하고, 매년 7월은 축제의 달로 정혀져 있어서 그런 지 행렬 앞 뒤도 좀 더 화려하긴 했다.
행렬의 앞 부분은 늘 그러하듯이 파예라 마요르 인판틸이 나오고 아이들이 아기예수상을 지고 옮긴다. 그 뒤로 파예라 마요르들이 나오고 마지막에 성모상이 성당을 나선다.
매년 7월 중순이 되면 내년 파야스를 위해 새로운 파예라 마요르 들을 뽑는다. 오늘도 그 행사가 있는 날이어서 일반적으로 프로세션이 완전히 끝나고 불꽃놀이를 할 때까지 남아있는데 그러지 못하고 급하게 돌아갔다. 대신 프로세션에 참가한 파예라 마요르들을 찍었징.
아래 사진 왼쪽 위가 파예라 마요르, 오른쪽은 파예라 마요르 인판틸, 그리고 파예라 마요르 아래가 동네 파예라.
아아.. 난 왜 이렇게 남자아이들 복장이 귀여운지. 재미있는 건 사진을 찍으려고 카메라를 대면 알아서 나를 향해 포즈를 취해 준다. 또 파예라 마요르들의 경우엔 옆에 항상 누군가가 붙어 있는데 사진 찍으려는 시도를 보면 파예라 마요르에게 알려준다. 저기 보라고. 아무튼 그래서 예쁜 애들 사진을 찍음. 뭐가 예쁘냐고 묻지마라. 뽑는 건 단지 얼굴이 예쁜 것 만으로 뽑는 건 아닌 것 같으니. 나도 선발 기준은 모르지만 미의 기준이 우리와는 다르니까.
작년엔 프로세션을 보러 까바예로까지 나가지 않아서 몰랐는데.. 굳이 따라다니다 보니.. 꽃송이를 뿌려주는 곳이 있더라.
엄청나게 뿌린다. 모두 장미잎이다. 장미는 성모님께 바치는 꽃이라 그런지.. 오늘 프로세션의 꽃비를 또 흠뻑 맞았다. 향기도 얼마나 좋은지.
프로세션 중간에 마니세스 앞에서 잠시 멈춘 성모상을 가까이 클로즈업.
그리고 꽃잎을 뿌리는 순간.. 저렇게 엄청난 꽃잎을 뿌린다. 이건 뿌리는 게 아니라 붓는 거다. 저 꽃이 얼마나 될지 모르지만, 꽃을 사고 일일이 꽃잎을 다 떼어 준비하는 저 마음이 참... 대단하다 싶다.
그리고 바닥을 덮은 꽃잎.
모든 행렬이 끝나고 다시 성당 앞으로 돌아오면 성모님을 위한 노래를 한다.
카테드랄 성가대의 몇명과 에스콜라니아에서 한 명이 와서 독창을. 비디오의 꽃송이 의자에 앉아 노래하는 아이가 에스콜라니아 아이다.
참고로 말하자면 에스콜라니아는 발렌시아 바실리카의 합창단으로 교회 내에서 운영되는 소년 합창단이다. 이들은 따로 학교 교육을 받고, 입학하기 위해 따로 시험을 보고, 모두 장학금을 받으며 지내고, 집이 멀어 통학이 불가능하면 학교에서 운영하는 기숙사에서 거주한다.
스피커 바로 앞에서 비디오를 찍어.. 노랫소리가 엄청 크게 녹음이 되었다. 전곡은 너무 길어 초반 1분여만 녹음했다. 이 노래는 모두 성모님을 위한 찬가인거다. 그래서 프로세션이 끝나고 다시 성당으로 들어가기 전 성모님을 앞에 모셔두고 노래를 한다.
이 모든 게 다 마무리 되면 성모님은 다시 성당 안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마지막을 장식하는 짧은 불꽃놀이.
어제 마리나에 가고 싶었으나 시간과 여러가지 문제로 인하여 가지 못했던 아쉬움을 예쁘지는 않지만 아무튼 이 불꽃놀이로 마무리.
마지막에 부르는 성모님을 향한 찬가와 이 불꽃놀이를 보면서 과연 내년에도 내가 이 자리에서 이걸 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어 잠깐 감상에 잠겼다. 우울할 뻔 했으나 그래봐야 소용없다는 걸 아니까. 내일 일은 알 수 없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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