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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esta de Valencia

Fiesta de la Mare de Déu de la Salut

희안이 2017. 7. 13. 05:20

사실 이 축제는 지극히 지역적인 축제이지만, 그 규모는 엄청나다. 그리고 제목처럼 종교축제이다. 9월 8일은 동정마리아 탄생 축일이고 그 날을 기념하여 전날부터 당일까지 이틀간 행해지는 축제.  9월 7일부터 8일까지 양일간의 축제. 

알제메시-발렌시아에서 근교선을 탁 15분정도 거리에 있는 소도시-의 축제로 2011년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 중 하나다. 

문득 이 축제에 대해 설명하려고 기억을 더듬다보니 언니가 왔을 때 언젠가 텔레비전에서 본 여행 다큐멘터리 설명을 했던 얘기가 났는데 아마 거기서 얘기하던 것이 무이셰랑가-Muixeranga-인 듯 하다. 어떤 한국 여자가 여행을 하다 발렌시아의 어느 작은 소도시를 방문했는데 길에 아무도 없었고, 어떤 할아버지들이 자신들이 모여있는 곳에 초대했는데 거기는 여자출입금지인 곳이라는 얘기를 했다고. 

지금은 무이셰랑가에 여자들도 참여하지만 90년대후반까지 그 일은 남자들만의 일이었다. 한 가정 내에서도 온전히 남자들의 몫.

며칠 전 페이스 북에 알제메시에서 축제 두달 전이라며 광고를 올린 걸 봐서 문득 생각이 나서 혹시라도 9월에 스페인을 관광할 계획이 있다면 이런 축제는 꼭 한 번 가서 보길 권한다. 유사품은 있어도 700년에 가까운 유래를 가진 축제는 드무니까. 실제 그 시작이 17세기라고 하더라도. 

바르셀로나로 장사 잘 하는 까딸란에서 이걸 가져다가 자기네들 이름인양 붙여서 여기저기 팔고 다닌다. 예전에 어느 비디오를 보니 인간탑 쌓기를 하던데 거기에는 중국 팀도 있더라. 누가 높이 쌓느냔 중요한 게 아니다. 이 축제에서 중요한 게 그거 하나만이 아니니까.

-이 사진은 작년에 발렌시아에서 있었던 무이셰랑가 사진이다- 


이틀간의 축제라고는 하지만 7일은 전야제격이라 저녁 8시부터 행사가 시작되고, 대부분 종교예식, 즉 저녁 기도, 미사 등이 주로 이루어지고 이 곳의 축제들이 그러하듯이-발렌시아의 Desamparat 축제처럼- 밤에 관악단 콘서트가 일반적으로 행해진다. 

주요 행사는 동정마리아 잉태 대축일인 8일. 오전 8시경부터 시작된다. 관광을 원한다면 그 시간부터 알제메시에 체류하길. 짧지만 가장 임팩트있는 공연을 볼 수 있다고 알제메시 시에서 홍보하고 있으니 말이다. 

전승에 의하면 1247년 한 알제메시 사람이 성모상과 그 왼쪽 무릎에 붓꽃을 든 아기 예수가 앉아있는 상이 나무의자 위에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한다. 몇 번 알지라로 그 성모자상을 옮겼으나 계속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져 있는 것을 보고 알제메시에 성모자상을 두면서 시작된다. 

본격적인 축제는 1610년, 성모자상이 발견된 곳에 경당을 만들어 둔 동네 축제였다. 그게 마을의 축제로 바뀌면서 특별한 형식을 만든 것이 아니라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그 형태를 만들어갔다. 그래서 축제때에 행해지는 행사들은 특별히 바로크시대의 양식이 많고 알제메시 동네 고유의 행사들이다. 요즘은 알제메시의 무이셰랑가가 워낙 유명해져서 여기저기 행사(?)도 많이 다니지만, 아무튼 참여하는 사람은 모두 알제메시 사람들이고, 지금은 축제로서의 프로토콜이 만들어져 있지만 구전으로 이어져 오던 축제라고 보는 것이 맞다. 이 인구 삼만명도 안되는(2016년 버전) 도시의 축제가 알려지고 알려져 1970년대 후반 스페인 축제가 되고 급기야 2011년 유네스코 문화유산이 된 거다. 

이 축제의 가장 큰 행사는 사실 성모상 행렬이다. 한국말로 굳이 번역하자면 건강한 하늘의 모후 정도 된다고 할까-salut(스페인어로는 salud, 건강이라는 의미), 아.. 역시 번역은 이상하다. 그냥 말레 데 데우 데 라 살룻이라고 그냥 쓰자-. 이 성모님은 알제메시의 수호성모님이기도 하다. 발렌시아에 Desamparat가 있듯이. 행렬에는 그 앞 뒤로 행사가 반드시 진행된다. 그 떄에 진행되는 것들이 전통 음악과 무용 공연인데 이 때의 무용 공연은 성체성혈 대축일 축제때에 발렌시아에서 행해지는 것과 같다고 봐도 무방하다. 

성모상은 산 하이메 바실리카에 모셔져 있다. 그리고 도시를 한바퀴 도는 프로세션을 하는데 그 때에 가장 유명한 무이셰랑가를 비롯하여 여러 전통 무용 공연이 행해진다. 천명이 넘는 알제메시 사람들이 이 축제를 위해 준비를 하는 거다. 

전통 공연에는 둘샤이나와 북이 함께 혹은 둘샤이나만의 전통 음악을 연주를 한다. 그레코 로만형식의 옷을 챙겨입은 사람들의 나무 작대기와 손바닥 방패같은 것을 들고 움직이는 바스토넷, 여자아이들의 꽃봉오리 형태의 막대기에 꽂힌 색색의 띠를 가지고 돌며 띠를 꼬았다 풀었다 하다가 마지막에 꽃봉오리 안에 있는 비둘기가 보여지는 까르쇼파, 아치형태의 색색깔 모형을 가지고 춤을 추는 아르께뗏, 3살~7살까지의 아이들로만 구성된 파스토레떼스, 그리고 18세기 바로크의 화려함이 돋보이는 볼레로 형식의 춤인 야우라데로스 그리고 6명의 남자들이 추는 또르네쟌스. 그 이후로 성체성혈 대축일의 행렬과 똑같은 성경 속의 인물들의 행렬, 마지막에 성모상. 

무이셰랑가는 바실리카 옆에서 행해진다. 앞 서 말한대로 인간탑쌓기. 최고 높이가 6명 높이정도 된다. 더 중요한 건 이렇게 탑을 쌓아 움직인다는 거다. 무이셰랑가는 알제메시 사람들로만 구성되어져 행해지고 그들 특유의 전통적인 인간탑 쌓기 방식으로 진행된다. 무이셰랑가는 1733년에 축제에 포함되어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일단 입장부터 시작해서 최근에는 두 개의 무이셰랑가팀이 바실리카 정문 양쪽에서 행해진다. 

무이셰렝게노-무이셰랑가를 하는 사람들-는 가족단위이다. 입장할 때 일단 아이들은 자기 형, 아빠, 혹은 할아버지의 어깨에 서서 입장한다. 가끔 발렌시아 축제때에 이 축제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와서 행사를 하는데 모두 가족단위-돌이 채 지나지 않은 유모차에 앉은 아기도 무이셰랑가 복장을 입고 있다-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메인 무이셰랑가는 잠시 언급한 그들 고유의 전통방식으로 행해지는데-아래에 첨부한 비디오에서도 그들만의 방식으로 한다고 되어있다- 간단한 3사람 높이 정도는 뭐 그냥 그냥이다 싶지만 최고로 많이 올라가는 6사람 높이는 위로 올라가는 사람들을 지탱하기 위해 둥글게 모여 팔을 엮어 올라가고 뒤에서 모여든 사람들이 가운데에 있는 사람들을 위로 올려주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가장 위에는 어린 아이가 늘 올라간다. 꼭대기에 올라간 어린아이는 양 팔을 펴고 한 발을 들고 몇 초간 버틴다. 1초가 채 되지 않는다 느껴질 때도 있지만, 꼭대기에 올라가는 아이들은 딱 봐도 너댓살 정도. 혹은 많아봐야 7살정도 되는 아이들이다. 물론 이 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무이셰렝게노 집안에서 자라 아빠, 할아버지 어깨에 서서 걸어가는 게 아주 익숙한 아이들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아찔해보이는 순간들도 솔직히 있다. 

무이셰렝게노의 복장은 빨간색 바탕에 녹색줄이 들어간 팀과 파란색줄이 들어간 팀 둘 다 모두 두꺼운 허리띠를 맨다. 그리고 어깨에도 미끄러지지 않도록 무언가 장식이 되어있다. 대부분 위로 올라가는 사람들은 맨발이다. 미끄러지지 않게. 이들이 하는 걸 보면 가족들이 할 수 밖에 없는 행사라는 생각이 든다. 혹은 오랜 시기에 걸쳐 같은 곳에서 같은 역사와 시간을 공유한 사람들 사이의 믿음이 굳건히 존재하는 것이 보인다. 그렇지 않다면 누가 스스로 저 높이에 올라갈 것이며 누가 아래에서 올라서는 사람을 기꺼이 받쳐줄 것이며 누가 자신의 아이를 꼭대기에 올라가도록 보낼 수 있을까. 


스페인의 축제 대부분은 그 바탕에 종교가 빠지지 않는다. 파야스도 역시 성요셉축일을 기념하기 위한 것이고, 이 축제도 마찬가지로 자신들의 수호자에 대한 기념 축제다. 이젠 카톨릭 신자가 몇 퍼센트 되지도 않고, 실질적으로 미사에 참여하는 사람이 많지도 않지만 그럼에도 이들이 가진 뿌리, 수호자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는 것. 어찌보면 이해되지 않을 일일수도 있겠으나 축제 때만큼은 종교의 여부를 떠나서 함께 즐기는 거다. 


마지막으로 스페인 유네스코협회에서 제작한 유투브 영상을 공유한다. 스페인어 설명이지만 화면과 음향만으로도 축제를 충분히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테니까. 

https://www.youtube.com/watch?v=jC7_xEfSpq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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