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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da Cotidiana

프랑스 테러에 대한 이 곳 사람들의 자세

희안이 2015. 11. 15. 03:40

어제밤 잠들기 직전 페이스북에서 보았던 프랑스의 테러소식.
그리고 오늘 페이스북에 이 곳 발렌시아 시장이 주정부와 함께 프랑스사태를 추모-파리의 아픔을 함께 연대-하는 모임을 가진다고 올렸다. 모든 집회의 상징적인 공간인 비르헨 광장에, 주정부청사 옆이자 카테드랄과 발렌시아 수호성모님을 모신 바실리카로 둘러싼.

오후 7시. 미겔레떼의 종소리와 함께 시작된 추모행사는 이십분 남짓으로 종료가 되었고 묵념하는 동안 잠시 소란이 있었지만(fuera, fuera라고 외치는 소리를 들었지만 누가 대상인지는 멀어서...) 라 마르세예즈와 함께 마무리 되었다.
그 시간이 대략 미사를 마치고 나오는 시간과 맞물리고 이 곳이 모든 관광의 시작이 되는 곳이기도 하기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이 지나쳐가며 이유를 묻고 함께 자리에 하고 있더라.
예전에 다른 집회에서도 보았지만 여기 사람들은 집회때 늘 애들을 데리고 나온다. 유모차에 혹은 목마를 태우거나 안고서. 그리고 그 자리를 함께 체험할 수 있게 해 준다.
짧은 시간동안이지만 집회가 마칠무렵 광장은 사람으로 가득찼고 정치인들도 모인사람들도 그 집회가 끝나자 다들 자신의 길을 간다.

이 모습을 구석탱이에서 지켜보며 여러가지 생각을 했다. 그리고 끊임없이 내 나라를 생각했다. 혹자는 남의 나라일인데 뭐 저리 유난을 떠느냐 할 수도 있겠지만, 맞다. 유럽 공동체이나 엄밀히 남의 나라 일이다. 그러나 이들의 유난은 프랑스에게 잘 보이기 위한 것도 아니고, 테러를 일으킨 사람들을 당장 잡으로 가자는 것도 아니다. 그냥 '사람'에 대한 마음의 표현이다. 사람이 얼마나 중요한 지 사람이 없으면 아무것도 될 수 없다는, 무섭도록 뼈속깊이 박힌 유럽인들의 인본주의 말이다. 멀리서 보기에, 개뿔도 없이 지네도 잘 살지도 못하고 경제위기나 겪는 주제에..라고 말할지고 모르겠다. 하지만, 이들은 그 경제위기 속에서도 사람이 중요하다는 그들의 신념을 끊임없이 붙잡고 만들어가고 있는 게 보였다. 이들의 그 저력이 무섭고 부러웠다.

그리고 생각했다. 하룻동안 지구에서 일어난 수많은 일들을. 내 나라의 일을.
생각이 많을 수 밖에 없는 밤이다. 파리에서든 내 나라에서든 다친 모든 사람들의 회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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