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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da Cotidiana

발렌시아의 비

희안이 2015. 11. 2. 18:56
발렌시아는 비가 잘 오지 않는 곳이다. 바닷가에 인접해 있어 습하기도 하지만 지중해 햇살을 머금은 도시는 아주 매력적이기까지하다. 3년전 공항에 발을 내 딛었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보인 패널이 '일년 330일 해가 있는 도시 발렌시아' 였을까. 실제로 비가 많이 오지 않고 해가 나는 날이 정말 많다.

이런 발렌시아에 비가 오는 계절은 겨울이다. 작년 겨울은 좀 이상해서 비가 많이 오지 않았지만 아무튼 가을 겨울로 넘어가는 시기가 우기이다. 물론 다른 계절에도 비가 온다. 하지만 여기 비는 30분 미친듯 쏟아졌다 언제 그랬냐는 듯 멈추니까. 왠만한 비는 30분정도만 카페에서 피하면 금방 괜찮아진다. 그런데 오늘같은 날은...

1957년 10월말 발렌시아에 비가 엄청왔다. 대홍수가 났다. 비가 많리 오지 않으니 배수시설도 그닥이고 당시엔 지금은 공원으로 바뀐 리오가 진짜 강이었으니, 그 강이 범람해서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 그 당시 사진을 보면 물이 넘쳐 1미터 이상 차고 오른 걸 볼 수 있다.

오늘도 비가 엄청온다. 이 시기에 가끔 비가 이렇게 쏟아지는지, 길이 엉망이다. 배수가 제대로 되지 않아 횡단보도 앞이 말 그대로 홍수가 났다. 발등을 덮고도 넘을만큼. 이렇게 온 비는 시간이 지나면 빠지긴 하겠지만 오늘은.... 천둥에.... 꽤... 세게온다.
횡단보도 앞에서, 장화를 신었음에도 건너가기가 얼마나 두려운지. 어떤 곳은 물이 빠지지 않아 발목까지 물이 차 있다. 보도와 이어진 찻길이 낮아서 물이 더 찰랑대는. 이러면 가끔 지하철 역에도 물이 들어간다.... 서울처럼.

아무튼. 이렇게 비가 오는 날은 빈대떡이나 궈 먹음 딱인데....
그래도 다행인 건 지난 여름 한국에 잠시 다녀오면서 무슥하게 장화를 신고 왔다는 거. 물론 비가 엄청난 바람과 함께 마치 바구니로 부어버리는 듯 내려 장화와 코트가 가려주지 못하는 부분은 젖을 수 밖에 없지만, 그래서 그걸 타고 물이 장화 안으로 조금 들어가긴 하지만, 내가 가지고 있는 거의 모든 신발은 방수기능이 없으니.
나 장화있음. 이거 자랑할라고 쓴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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