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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rismo de Valencia

미술관 탐방기 1.

희안이 2017. 8. 9. 19:38

지금부터 지극히 주관적인 미술관 감상문을 쓴다. 글 속에 짜증과 불평이 가득해도 이해를.

발렌시아 모던 인스티튜트, a.k.a. IVAM
내 생애 가장 유쾌하지 않은 미술관 방문이라고나...
일단. 페이스북에 투척해 둔 미끼를 잘 못 물은 게 문제였고, 한번도 방문한 적이 없어서(나 나름 미술전공자임) 그 규모를 상상하지 못한 것도 문제였고...
자그마치 6유로나 되는, 우리동네에선 참 보기 드물게 비싼 미술관이라는 것도...
전시된 작품들(만)을 생각하면 그 돈이 딱히 아깝지는 않았으나, 그 이외 모든 것이 다 짜증으로 점철된 미술관이라는.

미술관의 외관. 몇 번을 지나쳐도 들어갈 생각을 하지 않았으니 당연히 그 규모를 몰랐고, 전시관이 몇 개 인지도 몰랐고, 앞에 저렇게 마구 전시 중이라는 안내가 있어도 그런가.. 했으니 당연히 늦게 갔고.. 그 결과 다 보지도 못하고 나온 상스러운 일까지 발생했다. 

일단 마음에 들지 않았던 점들을 열거하자면... 

입장권 판매소다. 첫 번째 사진 입구를 열고 들어오면 휑하니 있다. 뭐, 왠만한 미술관 빼고는 다 저런식이니 이해한다. 게다가 지방도시의 전시장이니 뭐 얼마나 관람객이 많을까 싶기도 하지만 저 둘은 처음부터 끝까지 시종일관 저러고 논다. 핸드폰 보면서. 작년이던가.. 여기 Becario 뽑는다고 어쩌구 하더니 무슨 비리가 있는지 점수나 석차 공개도 없이 합격자를 발표해버려서 애들 사이에 말들이 많았는데-정권 바뀐다고 청탁이나 부정이 사라지지 않는다는거지-, 그런 애들이 저기에 있는 건가... 

건물은 사실 복잡한 구조가 아니다, 다 보고 나서야 알았다. 하지만 지하에 있는 전시장은 누가 말해주지 않으면 모르는데 쟤들은 그거도 말 안해주더라. 게다가 관람객이 오는 것 자체를 귀찮아 하는 듯한 느낌마저 준다. 

저 사진이야 똑바로 앉아있(으면서 핸드폰 보고 있)을 때 찍었지만,  표를 살 무렵엔 한 사람은 옆모습을 보이고 앉아 있었다. 폐장시간 두 시간 전이라 그럴지도.. 라고 위로해도 몹시 기분 나빴었다는. 그리고 입장권에 대한 안내 기타등등은 저기 테이블에 보이는 노란 아크릴 판에 적힌 게 전부. 산 니콜라스나 비단 박물관이 비싸서 사실 꿍얼 댔는데-거긴 사설박물관 개념이니까- 정부에서 하는 일이 얼마나 허술한 지 다시한 번 알게해주더라. 더군다나... 그 흔한 미술관 도면쪼가리 하나 없다. 모든 전시에 대한 안내는 입장권 파는 옆에 놓여있는 저 리플렛들이 전부였고, 나가면서 보니 오른쪽에 보이는 문-레스토랑임- 옆에 패널이 하나 있다. 

표 파는 애한테 미술관 안내종이(plano) 없냐고 물으니 그런 거 필요없단다. 올라가면 전시장 앞에 뭐가 전시되어 있는 지 쓰여있다고. 

사실 이 때 빡쳤다. 

야, 니네야 거기 상주하니 건물에 전체 전시장이 몇 개인지 어떤 시스템인지 알지만 처음 가는 사람이 그걸 어떻게 아니? 계단 올라가면 각 층마다 전시장이 몇개가 있는 지 알 수 없고 있는 문으로 다 가 봐야 확인이 가능한 거잖아. 

사실 내가 컨디션이 괜찮았으면, 입장료가 조금 저렴했으면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갔을지도 모르겠지만.. 대답하는 애의 말투가 그런게 왜 필요해? 라는 식이어서 아주 불쾌했다. 진짜로. 그러니 비싼 전시하며 파리 날리지. 


IVAM은 현대미술만 전시한다. 즉 대부분 20세기 이후의 작품들을 상설전이 아니라 기획전으로 구성되고 최소 3개월에서 Pinazo 전시-이것도 말이 많지만, 뭐 굳이 한국에 사는 사람들이 여기에 설왕설래하는 이야기를 알 필요없으니 패애스-처럼 1년 가까이 하는 전시도 있다. 상설전시가 있고, 몇 개의 기획전이 있는 곳으로 생각했는데 가서 보니 전혀 아니었다. 아, 1년짜리는 1년 상설로 봐야하나? 하하하하. 여하튼 현재 전시중인 전시들은 재부분 9월이 되면 다 마무리가 된다. 

전체 전시장은 0층에 2개, 1층에 1개, 2층에 4개.. 그리고 지하에 1개. 총 8개의 전시장-이라고 생각했는데 홈페이지를 보니 완전히 다르네.. 뭥미 이거.. 뭐 아무튼 그래도 대략 8개 정도의 전시장이 있는 건 맞다. 추가적으로 세미나룸, 체험공간 뭐 이런 것들과 도서관과 기념품 판매소가 있고 대부분 미술관이 그렇든 카페도 있고... 뭐 그렇다. 그런데 난 어제 두시간동안 결국 도서관에 전시되어 있는 것 포함해서 총 3개의 전시장을 보지 못했고, 기념품 판매소는 얼씬도 못했다. 이것도, 열 뻗쳐서 대충 보고 나와서 이런거고.. 

못 본 전시들은 무료 오픈하는 시간에 맞춰 따로 가서 다시 볼 생각이지만, 이럴 줄 알았으면 처음부터 공짜입장인 날 맞춰서 오지 내가 미쳤다고 돈 주고 보나 싶기도 했다. 솔직히 말해서. 

일단 본 전시들만 대충 사진을 올리자면... 

0층(한국으로 치면 1층)에 있는 훌리오 곤잘레스(Julio González, Barelona, 1876 - Arcueil 1972) 조각전. 다 청동으로 만든 작품들이고 사이즈도 다양하고 재미있는 것들이 많았다. 작업활동한 시기가 3~40년대여서 입체파의 영향을 받은 듯 보이는 작품들도 있었다. 들어갈 때 약간 열 받은 상황이라 처음엔 작품들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지만 선과 면으로 이루어진 조각품들은 상당히 재미 있었다. 전시장 가장 안쪽에 작업과정 등에 대한 인터뷰를 담은 비디오도 상영되고 있었는데 보지도 않고 나와버렸네. 


그리고 2층에 전시되고 있던 추상전시. 두개의 전시장을 합쳐서 대규모로 하는 전시. 

Línea y Color en la colección del IVAM 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하는 전시인데... 색과 선이라... 잘 모르겠던데? 이 타이틀이랑 맞는지? 여튼. 

여기를 보면서 한동안 현대미술은 보지않고 지냈구나.. 싶었다. 대부분 보던 전시들이 르네상스 바로크 혹은 그 이전이 고딕시대 작품들이라 거기에 익숙해져 있었는 지 처음엔 좀 힘들었다. 전시된 작가들은 대부분 60년대 이후 작품활동을 한 작가들이었고, 몇몇은 알고 있는 이름도 있었고. 한창 작업을 보다보니 내가 좋아하는 작품의 성향과 내가 작업하던 당시의 성향, 내 작업의 성향 뭐 이런 것들이 생각나서 피식 웃었다. 지극히 동적이고 컬러풀한 나. 


그리고 본 Anzo (José Iranzo Almonazid, Utiel 1931-Valencia 2006)의 전시. 여러가지 다양한 미디어 작업들과 더불어 작품들이 많았는데.. 사실 이것도 제대로 못보고 나왔다. 

그리고 두 개의 사진 전시. 

하나는 스위스 작가인 Robert Frank와 하나는 현재의 발렌시아 여성의 모습을 담은 Carmela Garcíad의 전시.

두 전시는 카메라에 담기가 좀 그래서 패스. 

헐, 생각해보니 제대로 못 본 전시가 너무 많으네... 다시 보러가야하잖아. 

전시를 보는 내내 제목을 어찌나 작게 붙여두셨던지 그거 찾아보기 힘들었고, 몇 몇 전시는 전시장 앞에도 미술관 입구에도 전시에 대한 설명 리플렛이나 소책자가 있어서 괜찮았지만 보지 못한 전시들은 그런 것 또한 없었고.

어떤 전시는 전시 자체에 대한 설명을 사람들이 들어갈 입구 왼쪽에 둬서-동선상 오른쪽에 두는 게 맞다고 생각함-전시를 다 보고 나올 때 쯤이야 설명을 찾아서 보게 되었다는. 이 무슨 대학 졸업전시도 아니고 뭐하자는 건지. 

정말 최악인 건 피나소(Pinazo) 전시. 저 입구에 있는 잡것들이 피나소 전시가 어디에서 있는 지 설명도 안해주고-보지 말란건가?- 전시를 보다가 사진전 보러 들어갔을 때에 있던 직원이 얘기해줘서 전시가 어디에서 있는지 알았고, 가서 보니 전시는... 가관이고. 내 살다살다 그렇게 전시해 둔 건 처음봤다, 이건 따로 감상문 올릴거다. 

아무튼. 내 생애 가장 불친절한 미술관으로 기억될 IVAM. 

놓친 전시들이 아까워서 다시 가야하지만 돈 내고 들어가서 보라고 권하고 싶지는 않다. 전시된 작품들을 생각하면 그 6유로는 아무것도 아닌돈인데도 말이다. 

참고로, 전시장 관람시간을 안내.

월요일 휴관.

화요일-일요일 10시~19시 30분. 

금요일 19시 30분~ 21시, 일요일 무료.(그러니 이 시간에 맞춰서 가시라)

입장료 6유로, 26세 이하 학생 3유로. 

위치는... calle Guillem de Castro, 118. 그 옆에 선사박물관이랑 같이 있다. 그리고 그 길을 죽 따라 내려가면 Torre de Quarts가 있음. 발렌시아 관광 투어버스가 미술관 앞에 정차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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